인터뷰 | 잠발란 CEO
인터뷰 | 잠발란 CEO
  • 글 사진 서승범 기자 | 취재지원 호상사
  • 승인 2014.06.27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대 대표 에밀리오 잠발란(Emilio Zamberlan)·3대 대표 마르코 잠발란(Marco Zamberlan)
변하지 않을 몇 가지

▲ 2대 대표였던 에밀리오 잠발란.
85주년이다. 축하하고, 초대해줘서 고맙다.
오히려 찾아줘서 고맙다. 축하는 작업 현장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우리 직원들과 세계 각 나라에서 우리 제품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애를 쓰는 디스트리뷰터들이 받아야 한다. 이번 행사는 이를 위한 자리다.

잠발란을 만든 주세페 잠발란에 대한 기억이 있는가.
어린 시절 나를 산에 데려 가고 등산에 대한 지식을 전해준 이는 할아버지였다. 스키와 수영도 가르쳐주셧다. 그는 주중에 만든 등산화를 신고 주말이면 산에 올랐다. 다시 주중이면 불편한 점을 고치고 고쳤다.

지금 생각하면,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산에 대한 사랑을 배웠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산을 보다 구석구석 잘 탐험하고 싶어서 더 좋은 등산화를 만들려 했다.

언제부터 일을 했나? 지겹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전혀. 16살 때부터 일을 했는데 처음 6년 동안 공장에서 신발 만드는 일을 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사무실에서 판매와 마케팅에 대한 일을 했다. 지금은 경영을 맡고 있는데,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신발을 만드는 일은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지겹거나 힘들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가 가장 기분이 좋은가?

좋은 모델이 나왔을 때다. 좋은 모델이란 남들이 아직 도전하지 못한 부분을 적용한 모델이다.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실패를 겪은 후에 모델이 성공적으로 나왔을 때 가장 만족스럽다.

공정을 보니 수작업과 기계 작업이 모두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별 차이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 기계가 하는 일은 예전에 사람이 하던 일을 그대로 좀더 빨리 진행할 뿐이다. 예전에 없었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효율을 높이는 것보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면 인건비와 시간 측면에서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기계화 작업이 어느 정도 필요한 현실에 맞춰가고 있다. 하지만 손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60% 이상이기 때문에 기계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숙련공의 손길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85주년을 계기로 계획하고 있는 변화가 있는지.
현재 이탈리아에서 70~75% 정도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이탈리아 생산 비중을 더 늘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기업을 보다 젊게 바꿔나갈 것이다. 기업의 시스템을 말하는 게 아니다.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되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서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성능이다. 올해 우리에게 중요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런 요소들을 넣을 예정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고어텍스를 밑창에 넣어 만드는 ‘숨쉬는 밑창’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보다 젊은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 재료 등을 제시하는 곳이 있거나 리서치를 통해 새로운 요구가 발견되면 이를 제품에 빨리빨리 접목시켜 시장에 내보내려 한다.

에밀리오가 보기에 마르코가 경영을 잘 하고 있나?

나보다 훨씬 잘한다. (웃음)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변하지 말아야 할 점은?
산을 오르는 행위에 있어서 신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우리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의 곁을 지키겠다는 정직함과 신뢰도 마찬가지다. 내부적인 이야기지만,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디스트리뷰터들과 잠발란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만드는 우리 직원들에 대한 믿음 역시 변하지 않는다.

자료를 보니 한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일본을 겨냥한 후지야마 모델처럼 한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 계획은 없는가.

“한국 시장의 성장에는 시장 자체의 성장과 우리 파트너인 호상사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호상사와는 25년 이상 신뢰를 쌓아온 관계다. 다만 시장이 크다고 그 시장의 이름을 단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는다. 일본의 경우도 수입원에서 제안을 했고, 검토를 거쳐 생산과 판매를 진행했고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해당 시장에 대한 분석과 마케팅에 대한 협의가 중요하다. 이번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생각한다.

▲ 에밀리오와 마르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