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헬리녹스 라영환 이사
인터뷰 | 헬리녹스 라영환 이사
  • 글 강다경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4.06.25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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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Rigidity and Weight

알루미늄 압출 설비를 DAC에서 직접 설계했다고 들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알루미늄 폴은 PVC 파이프처럼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재봉을 하고 싶은데 재봉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알루미늄 압출을 위한 자체 기계를 만들고 기존 시장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소재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금속 전문가들, 알루미늄 전문회사랑 일하며 우리 사양, 우리가 원하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결과 원하는 소재를 얻을 수 있었고 더 높은 생산성도 얻을 수 있었다. 가능한 한 자동화하고 효율을 높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제조업이 가능한 것이다. 클린 프로세스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인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몸 상하지 않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작업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설계한 것이다.

스틱 개발한 이유는?
알루미늄 튜브로 텐트 폴을 설계하며 우리의 무게 대비 강성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한 결과물이 스틱, 아웃도어 퍼니처 등이다. 그러나 스틱은 단지 알루미늄 튜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전체적인 설계와 그 안에 부품이 다 갖춰져야 기능을 한다. 우리가 스틱을 처음 개발했던 90년대 초반에는 튜브만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실패했다.

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데만 해도 금형 하나하나가 수천만 원이 든다. 잘못됐다며 쉽게 번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금형 설계를 어떻게 하는지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은 하기 힘들다. DAC 토이를 백 개 넘게 만들며 플라스틱 부품의 금형 설계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부품이 제 기능을 잘 해서 결과적으로 제품이 되겠다는 자신이 있어야만 세상에 나올 수 있다.

헬리녹스 스틱의 장점은?
우리의 소재가 좋으므로 같은 조건에서 무게가 같다면 우리 것이 훨씬 튼튼하다. 굵기가 같다면 훨씬 가볍다. 스틱에 대한 전 세계적인 기준이 없어 기준을 잡아나가려고 했다. 타사 제품과 비교해 비교 우위를 가려고 노력했다. 폴의 소재 이외에도 부품에도 구석구석 신경을 썼다.

기능성 제품이므로 기능이 길게 갈 수 있도록 또 소비자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부품 하나하나 신경 써놓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자면, 스트랩 조정이 쉽게 되도록 설계해 특허 등록이 돼있다. 실제 사용할 때 조절을 한두 번 하는 게 아니므로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예를 더 들자면?
어떤 스틱이든 가장 아래쪽 폴이 가장 얇고 이에 따라 강도도 덜하다. 알루미늄 튜브는 같은 무게일 경우 외경에 비례해 지지력이 세제곱으로 증가한다. 외경이 2배 늘어날 경우, 8배의 지지력이 생기는 셈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4단 스틱의 경우 일반보다 외경을 1.6mm 넓게 설계했다. 레버형 스틱의 경우 레버를 세로로 길게 해 사용자가 힘을 덜 들이고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으면서도 잠금력이 좋다. 보관 시에는 레버가 잠금력과 기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힘을 받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플라스틱이 불필요한 힘을 받아 변형되는 것을 방지했다. 버튼 연결의 경우 버튼이 네모났기 때문에 스틱을 펼 때 버튼이 흐르지 않고 잘 걸린다. 버튼 안에는 구슬을 넣어 쇳소리가 나지 않고 구른다.

폴은 겉에서 보기엔 동그랗지만 튜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이 져있고 연결 부위 플라스틱은 이 각도에 맞게 깎여있다. 각 단이 따로 돌아가지 않게 레일처럼 길이 나있는 셈이다. 단의 연결 부위에는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을 이용해 조임새를 만들어 단끼리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1단 끝부분에는 스틱을 접고 배낭에 달았을 때 1단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팁을 달았다.

기획하고 있는 다른 제품이 있나?
엄청나게 많다. 다양한 퍼니처들을 기획하고 있지만 언제 무엇이 나올 것이라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테스트하고 개선사항을 고쳐나가며 완성도가 마련되는 시점이 출시 시점이다.

텐트도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텐트는 예산이 있다. 브랜드들은 가볍고 튼튼하지만 예산 안에서 이룰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 우리는 텐트에 애정이 있는 블로거들과 함께 예산이나 한계를 두지 않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보통 텐트 개발에는 2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기능 위주의 제품을 만든다. 디자인은 직관적 판단이 가능하지만, 기능은 시간이 필요한 테스트다. 사계절을 거쳐보고 바람에도 견뎌보고 눈, 비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정확한 완성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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