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업 | 자연에 더 빠져들기 위한 캠핑 식단-동결 건조 식품
기술수업 | 자연에 더 빠져들기 위한 캠핑 식단-동결 건조 식품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4.05.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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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집중할수록 캠핑의 무게는 줄어듭니다.”

캠핑과 백패킹에 있어서 캠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음식입니다. 특히 나눔의 미덕(?)이 오래 전부터 자리 잡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은 비단 아웃도어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기에 주류까지 더해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우리네 속담처럼 아웃도어에서의 식사는 아웃도어 본래의 목적 이상의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준비한 음식의 무게, 조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시간, 쓰레기의 처리 등으로 우리는 좀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습니다.

▲ 동결건조음식 내부.
▲ 동결건조음식 조리법, 간편하게 뜨거운 물만 붓고 기다리면 된다.

외국의 전문 동결건조식품
아웃도어의 본질인 자연과 좀 더 깊이 마주하고, 우리가 머무른 흔적을 줄이는 데 동결 건조 식품(Freeze Dried Food)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동결 건조 식품은 주로 군용으로 많이 도입되었으나, 이제는 아웃도어에서도 제법 큰 수요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서구에서는 오래 전부터 동결 건조 식품을 이용한 아웃도어 문화가 발달되어 왔습니다. 이는 간소한 그들의 식단의 영향도 있겠지만, 먹는 것보다는 자연 자체를 즐기는 그들의 아웃도어 문화와도 궤를 같이 합니다. 또한 1박 2일 이상의 백패킹을 위해서는 패킹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건조식품의 선택은 불가피합니다.

기존 우리나라의 동결 건조 제품들이 가공된 인스턴트 느낌이 강했다면, 외국의 전문 제품들은 조리 후에도 재료 자체의 질감과 신선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정확하게 계량된 칼로리와 조식/중식/석식/디저트 등에 따라 다양한 메뉴들이 출시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40년 이상 동결 건조 식품을 선보여온 미국의 마운틴 하우스(Mountain House)나 백패커스 팬트리(Backpackers Pantry), 노르웨이의 리얼 터맷(Real Turmat) 등의 브랜드들이 다양한 아웃도어 식단을 선보이고 있는데, 물론 외국의 동결 건조 식품들은 우리의 식단과 입맛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의외로 괜찮은 맛을 주는 메뉴들도 많습니다.

▲ FBC(Freezer Bag Cooking) 방법. 트레이에 넓게 재료를 펴고 오븐을 이용해 건조한 후 지퍼백에 담아 보관했다가 필드에서 간단히 조리할 수 있다.

나만의 건조식품 만들기

시중에 나온 제품들보다 더 개성 있고 다양한 식단을 만들고 싶다면, 나만의 건조식품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FBC(Freeze Bag Cooking)이라고 불리는 이 조리 방법은, 익힌 재료들을 넓게 펼쳐 오븐에서 수분을 증발 시킨 후 냉동 보관하였다가 지퍼백에 넣어 필드에서 뜨거운 물만 부우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습니다. FBC를 소개하는 트레일쿠킹(www.trailcooking.com)이란 사이트에는 다양한 FBC 식단들과 각 식재료에 따른 수분 제거 방법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 파스타 류.

▲ 디저트 류.

실제로 동결 건조 식단과 행동식만으로 배낭을 패킹하여 백패킹을 해보니, 배낭은 더욱 가벼워지고 조리와 식사를 위한 시간과 수고를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고기 등을 굽기 위한 넓은 프라이팬과 음식을 조리할 큰 쿠커들, 그리고 조리를 돕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했지만, 동결 건조 식품만으로 떠나는 백패킹은 물을 끓일 수 있는 작은 쿠커 하나와 보온병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대신 더 많이 자연 속에 머무르며, 가벼운 배낭의 무게는 아름다운 자연을 충분히 느끼는데 도움을 주었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 가벼운 식단은 트레킹의 짐을 덜어주고 자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 다양한 메뉴의 해외 동결건조제품들.

요사이는 우리나라에도 점점 다양한 동결 건조 식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다양해진 제품만큼 우리의 트레킹 문화도 화려하고 풍성한 먹거리를 중요시 하는 것에서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 좀 더 자연 자체를 즐기고 머무르는 아웃도어의 본질에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매번 이러한 식단을 고집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은 분들에게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가벼운 식단을 통해 자연과 더 친해져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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