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 LIFE | 숫자로 읽는 아웃도어
OUTDOOR LIFE | 숫자로 읽는 아웃도어
  • 박성용 기자
  • 승인 2014.02.05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186억원과 박빙의 승부

월간 아웃도어가 선정한 이달의 숫자는 7,186억 원입니다. 무슨 숫자일까요? 노스페이스의 2013년 매출액입니다. 단독 브랜드가 한 해 매출이 7천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참 놀라운 성장입니다. 전년대비 성장률이 11.4%인 노스페이스는 2위 코오롱스포츠를 386억 원 차이로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2013년 초만 해도 선두권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워낙 좋아 노스페이스의 10년 아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지만, 그 저력은 쉽게 꺾이지 않았습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다이나믹 하이킹 라인의 등산화와 화이트라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났다”며 “가벼운 하이킹이나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제품의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한편 노스페이스를 턱밑까지 쫓아온 코오롱스포츠의 관계자는 “젊은 고객층과 커뮤니케이션, 제품 강화에 힘썼다"며 "지난해 처음 출시한 안타티카 다운재킷이 완판될 정도로 다운 제품 판매가 집중됐다”고 합니다. 6,700억 원을 기록한 K2 마케팅팀 관계자는 “플라이워크 워킹화 판매가 늘었다”고 말합니다. 집계가 안 된 블랙야크는 약 6,70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13년 주요 브랜드들의 매출과 전년대비 성장률을 보면 아웃도어 산업은 지난해에도 타 산업에 비해 나 홀로 호황을 이어왔습니다. 매출액 기준 1위부터 10위까지 브랜드들의 성장률은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성장이 둔화될 것이다’라던 온갖 추측을 무색케 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1위부터 4위까지 매출액 차이가 100~400억 원대에 불과해 앞으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됩니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2~4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입니다. K2와 블랙야크는 매출액이 거의 같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입니다. 달아나려는 브랜드나 쫓아가려는 브랜드 모두 피를 말리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인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더입니다. 2012년 90.9%에 이어 2013년에도 66.6%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이더 관계자는 “여성 롱 다운재킷의 인기가 높았다”며 “제품 디자인과 완성도에 집중하고 유통망, 물량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고 그 비결을 말했습니다. 아이더는 이 여세를 몰아 올해 목표를 5천억으로 잡았는데, 만약 이를 달성하면 단번에 중위권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이어 42.8%의 성장률을 나타낸 밀레는 “처음 선보인 키즈라인과 다운재킷, 트레일 워킹화 판매 신장이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위를 기록한 네파는 “외형보다는 실질적인 영업이익을 중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 아웃도어 시장 규모를 지난해 6조4000억 보다 14% 늘어난 7조3000억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시장이 올해도 ‘나 홀로 호황’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