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NOTE | 미국 유타주 델리케이트 아치
ANDREW'S TRAVEL NOTE | 미국 유타주 델리케이트 아치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4.01.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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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

붉은 천연 모래로 만들어진 활 모양의 거대한 아치가 무려 2천개 이상 각양각색으로 퍼져 있는 유타주는 지구 어디에서도 이런 조각품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을 볼 수 없는 마치 천연조각물 야외전시장 같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2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아레나 오페라 하우스는 인간이 만든 야외 음악당 가운데 아직까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로 지금도 공연이 가능할 정도로 보존이 잘되어 있다.

▲ 델리케이트 아치는 2백만 년의 긴 세월 견디어내며 오늘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아치형 오페라하우스 상단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많은 곳이 붕괴가 되어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치스 국립공원 내 자연이 만들어 낸 수많은 아치들은 인간이 만든 오페라하우스 보다 천배나 더 긴 2백만 년의 긴 세월 견디어내며 오늘도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시기에 이곳은 깊은 심해였다고 한다. 어느 날, 바다 속 지층들이 갑자기 지상으로 융기되면서 바닷물이 증발 되었고 다시 이곳에 두꺼운 소금이 쌓였다. 그리고 무수한 세월 흐르면서 그 소금 퇴적물 위로 다시 모래들이 점점 쌓였다. 쌓여진 무거운 모래 퇴적암들은 하부의 소금 퇴적층에 강한 압력을 가하게 되었고 지질이 약한 층을 뚫고 소금과 모래가 반죽이 된 퇴적암들이 여기저기 솟아나오기 시작하며 오늘날과 같은 지형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한라산과 같은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으며 극단적인 낮과 밤의 기온차는 솟아 오른 기둥들 사이사이에 틈을 만들어 주었다. 오랜 세월 동안 바람이 그 틈 사이로 파고들면서 모래알들이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고 기둥에 겹겹의 물결 모양을 만들어 주니 그것을 핀(fin·지느러미)이라 부른다.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하는 상어 지느러미 샥스핀 모양처럼 사암 핀이 예술적 조각품처럼 줄줄이 나열된 선들의 연결은 보기만 해도 경이롭기만 하다. 비와 바람의 공격으로 침식작용이 계속 되다가 결국 직접적으로 제일 힘을 많이 받은 중앙 부분이 점점 얇아지면서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은 점점 넓어져 가면서 가운데 부분이 뻥 뚫린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자리만 남은 경이로운 아치가 되어 유타주의 심볼이 된 델리케이트 아치가 태어난 것이다.

▲ 델리케이트 아치로 가는 길. 다양한 지형지물과 절벽 위 협로를 타고 올라야만 아치를 볼 수 있다.
▲ 아치스 국립공원은 2천여개 이상의 천연 모래 아치가 곳곳에 위치해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한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이곳 아치까지 성화를 운반했으며 아직도 유타주의 모든 자동차 번호판에는 주를 상징하는 마크로 아치가 그려져 있다. 또한 미국인들이 죽기 전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관광지 3위 안에 항상 랭크될 정도로 가장 상징적인 자연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컴퓨터의 배경화면, 자연보호 내세우는 달력 등뿐만 아니라 수많은 책과 영화의 배경으로도 사용된 델리케이트 아치는 신이 인간에게 준 위대한 자연유산으로 칭하기에 그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델리케이트 아치는 빌딩 높이 5층이나 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쉽게 보여 주질 않는다. 가파른 바위산을 올라 정상에 도달 한 후, 절벽을 등지고 산을 깎아 만든 보호망조차 없는 좁은 협로를 따라가면 한순간 델리케이트 아치가 눈앞에 장관처럼 펼쳐진다.

2백만년 전, 인간과 같은 시기에 태어나 모두가 그랬듯 단지 퇴적물 덩어리에 불과했던 델리케이트 아치 역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왔다. 오늘날 유타주의 수호신이 된 델리케이트 아치는 기나긴 세월 동안 빚어낸 자신의 절개와 위용을 방문객들에게 자랑하고 있다.

델리케이트 아치는 미국인들이 죽기 전 꼭 방문해 보고 싶은 관광지로 항상 거론될 만큼 북아메리카 지역의 상징적인 자연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이곳까지 성화를 운반했으며 아직도 유타주의 모든 자동차 번호판에는 델리케이트 아치가 그려져 있다. 아치스 국립공원에는 수많은 모양의 아치들이 2백만 년의 긴 세월 견디어내며 오늘도 그 위용을 자랑한다.

앤드류 김(Andrew Kim)|(주)코코비아 대표로 에빠니(epanie) 포장기계 및 차를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와 차 전문 쇼핑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여행전문 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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