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난 사랑은 왜 아름다운가
12월은 본격적으로 겨울철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계절이다.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추위만 막을 수 있으면 별보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 오리온 대성운 |
겨울철 별자리 중 대표적인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선호도 상위에 자리 잡고 있는 오리온자리다. 사각형의 네 귀퉁이별과 중심부에 소삼태성이라 부르는 나란히 놓인 3개의 별 때문에 어떤 별자리들 보다 식별하기가 용이하다.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이라고 해도 그 밝기가 어두운 별도 많다. 그러나 오리온자리는 특이하게도 베텔기우스와 리겔이라고 하는 매우 밝은 1등성을 2개나 끼고 있어 더욱 시인성이 좋다.
겨울철 별자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황소자리, 마차부자리,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쌍둥이자리 등이다. 천문학자들은 아이들이 계절별로 쉽게 별자리를 쉽게 찾기 위해 계절마다 밝은 별들로 구성된 독특한 도형을 만들었다. 겨울철에는 6개의 1등성을 이어 붙여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냈다. 위에 열거한 6개의 별자리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을 이어붙이면 쉽게 다이아몬드 형상이 만들어진다.
▲ 마차부·황소자리 |
그리스 신화에는 오리온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리온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힘이 장사인 사냥꾼으로 인간계에서 유명한 오리온은 사냥의 여신이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아르테미스의 오빠 태양의 신 아폴론이 이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폴론은 오리온이 난폭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여동생과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폴론은 어느 날, 바다 멀리서 사냥하고 있는 오리온을 과녁 삼아 여동생과 내기를 한다. 오리온인 줄 모르는 아르테미스는 사냥의 여신답게 머리를 정확히 명중시켰다. 오리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르테미스는 비탄에 빠졌다.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주기 위해 제우스는 오리온을 밤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아폴론이 대지의 신에게 부탁해 오리온이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을 때 전갈을 보내 독침으로 찔러 죽이려고 했다. 이에 아르테미스가 크게 반발하자 아폴론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만약 오리온이 살아남으면 둘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것. 오리온은 살아남았지만 싸움 도중 전갈 독침에 찔려 결국 죽게 된다. 그 후 아폴론이 오리온과 전갈 모두를 하늘로 올려 별자리가 되게 하였다는 이야기다.
▲ 오리온자리. 사진 속 원안은 오리온 대성운이다. 천체망원경에 카메라를 연결해 몇 시간에 걸쳐서 찍으면 이온화된 수소 가스의 거대한 덩어리인 오리온 대성운의 화려한 모습이 드러난다. 오리온 대성운의 중심부는 지금도 활발하게 아기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별들의 요람이다. |
오리온자리 왼쪽 아래쪽에는 가장 낮게 떠오르는 큰개자리가 있다. 큰개자리는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는 사냥개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되어 있는데 큰개자리에 있는 시리우스라는 별은 두 가지 의미에서 우리에게 남다른 별이다. 첫 번째, 시리우스는 세상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금성이 시리우스보다도 더 밝지만 별이 아닌 행성이므로 열외로 친다. 태양처럼 스스로 타는 순수한 별(항성) 중에는 시리우스가 가장 밝다. 두 번째, 시리우스가 그토록 밝은 이유는 크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북반구 기준으로 지구에서 8.6광년 떨어진 가장 가까운 별이기 때문이다.
별자리는 사계절 통틀어서 88개이다. 이중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는 44개 남짓 된다. 산술적으로 계절별로 10여 개에 불과하다. 생각보다 적다고 느낄 것이다. 88개의 별자리 중 육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은 20개 내외다.
별자리 관찰은 추운 겨울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앞서 설명한 몇 개의 별자리만으로도 겨울밤을 멋지게 즐길 수 있다. 캠핑장에 왔으면 잠시 주변의 불을 모두 끄고 겨울별이 선사하는 감동을 느껴보자.
김호섭 |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밤하늘의 매력에 빠져 별자리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춘천의 강원도청소년수련관 별과 꿈 관측소(www.gystar.co.kr) 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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