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업 | 생활 속의 아웃도어 모험, 마이크로 어드벤처
기술수업 | 생활 속의 아웃도어 모험, 마이크로 어드벤처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3.12.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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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5 to 9’을 아웃도어와 함께하세요”

이번 호에서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요즘 제게 영감을 주고 있는 알라스테어 험프레이 (Alastair Humphreys)라는 조금은 색다른 영국의 탐험가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효율적인 생활 속 아웃도어 캠프
작가이자 아웃도어 블로거, 모티베이션 스피커인 험프레이는 극지를 횡단하고 자전거로 세계를 돌며 도보로 인도를 여행하는 프로 모험가이기도 하지만 여느 탐험가나 알피니스트들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습니다. 쉽고 친숙한 ‘생활 속의 모험’을 실천하고 사람들에게 편안한 집을 떠나 아웃도어가 주는 기쁨을 경험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제시한 ‘생활 속의 모험’이 바로 마이크로 어드벤처(micro adventure)입니다. 극지를 탐험하거나 고산에 등정하는 것과 같은 마크로 어드벤처(macro adventure)와 달리, 마이크로 어드벤처는 집에서 가깝고 짧은 거리이지만 쉽고 간편하게 떠나는 효율적인 생활 속 아웃도어 캠프입니다.

▲ 마이크로 어드벤처는 쉽고 간편하게 떠나는 효율적인 생활 속 아웃도어 캠프입니다.

▲ 마이크로 어드벤처로 일상적인 아웃도어 라이프를 소개하는 알라스테어 험프레이(www.alastairhumphreys.com).

▲ 험프레이의 홈페이지는 매우 잘 구성되어 있고 포스팅이나 영상의 느낌도 매우 훌륭합니다.

거창하고 장엄한 풍경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퇴근 후 집 근처 숲을 걷거나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펍에서 맥주 한잔을 기울인 뒤 근교 풀숲 비비색에 누워 밤하늘을 보며 잠을 청합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매우 세련된 험프레이의 영상들은 이러한 아웃도어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 실천해 보고 싶은 영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의 홈페이지는 매우 잘 구성되어 있고 포스팅이나 영상의 느낌도 매우 훌륭합니다.

5 to 9
퇴근 후 16시간을 어떻게 쓰겠냐는 마이크로 어드벤처의 동기부여 질문에 대해, 여유 있는 서구의 라이프 스타일과 근교의 아름다운 자연이 기다리는 그들의 환경에 비추어 본다면, 매일 빠듯하고 매연에 찌든 우리네 도시의 일상은 괴리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쁜 일상을 떠나 아웃도어로 향하려는 열망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우리에게도 동질감과 시사하는 바는 클 것 같습니다.

▲ 평일 퇴근 후 가볍게 다녀온 도심 내 캠핑장 전경

사실 험프레이의 콘셉트는 그리 새로울 게 없습니다. 우리 캠퍼들의 눈으로 보면 ‘평캠’(평일에 가는 캠핑) 쯤 되겠네요. 실제로 도심 내 캠핑장이나 가까운 근교 휴양림 등에서 평캠을 즐기시는 분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쉽고 부담 없이 계획한 것이기에 비가 오면 연기하면 되고, 겨울보다는 따뜻한 하절기에 가볍게 떠나기 위해서는 텐트보다는 비비색을 추천한다는 점 등이 험프레이의 팁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큰 준비나 부담 없이 쉽게 떠날 수 있어야 진정한 마이크로 어드벤처이겠지요.

우리를 편하게 해주기 위한 아웃도어 기어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분들이 많습니다. 금전적인 부담을 포함해서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사실 아웃도어는 집처럼 편할 수 없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생동감 있는 자연과 마주하는 것, 이른 새벽의 물안개와 이슬 맺힌 풀밭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시간에 따라 새로움을 선사하는 자연의 얼굴을 몸과 마음으로 대해본 사람은 따뜻하고 안락한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면 생활 속 아웃도어 모험, 마이크로 어드벤처로 우리도 한번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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