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업 | MSR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
국어수업 | MSR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
  • 글 서승범 기자
  • 승인 2013.12.1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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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가솔린이든 등유든 가스든

스토브들의 진검승부는 겨울에 이뤄진다. 낮은 온도 때문에 3계절 동안 펄펄 날던 가스 스토브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연료를 구하기 힘들고 무겁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던 화이트 가솔린 스토브들이 각광을 받는다. 가스 스토브도 대안을 만들었다. 연료통 안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왔다. 강아지 옷처럼 예쁜 옷이 ‘워머(warmer)’라는 이름으로 나왔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은 2012년에 데뷔해 그해 백패커스 초이스에 선정되었다.

회심의 반격은 액출 가스 스토브였다. 가스 스토브의 약점은 액체 상태인 액화가스를 낮은 온도 때문에 기화시키기 어렵다는 점이었는데 액화가스를 연료통 안에서 기화시키지 않고 액체 상태로 가져와 스토브에서 기화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현재 가스 스토브와 가솔린 스토브 간의 싸움은 백중세다. 어쩌면 이대로 휴전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판세를 느긋하게 관망하는 스토브가 있다. MSR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 위스퍼라이트 시리즈의 막내로 화이트 가솔린과 무연 휘발유, 등유, 가스 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다른 형제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호 사용기에서 나누기로 한다.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의 스토브 무게는 326g이다. 여기에 각종 아답터 등의 부속을 더해 패키지를 챙기면 549g이 된다. 작고 성능 좋은 가스 스토브들이 많이 나와서 549g이라는 무게는 제법 묵직하게 느껴진다. 부피 역시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은 건 아니어서 패키지를 한 손에 올려 놓으면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크기다. 여기에 연료통도 따로 챙겨야 한다.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이 존재감을 갖는 이유는 다양한 연료를 쓸 수 있다는 점과 강한 화력 때문이다.

화력은 연료에 따라 다르다. 가장 효율이 좋은 것은 화이트 가솔린, 그 다음 이소부탄과 등유 순이다. 1L의 물을 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화이트 가솔린이 3분 30초, MSR 이소부탄이 3분 45초, 등유가 4분 25초라고 나와 있다. 보통의 가스 스토브들이 1L의 물을 끓이는 데 4분 남짓한 시간이 걸리고 화이트 가솔린 스토브들은 4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불과 10~20초 차이지만 혹한기의 아웃도어에서 많은 양의 물을 끓일 때 체감하는 시간의 차이는 상당하다.

▲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패키지.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디자인된 종이 패키지 정면에는 ‘궁극의 하이브리드 백패킹 스토브’라고 적혀 있다. 위스퍼라이트 유니버설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보여준다. 그 옆 면에는 2012년 ‘백패커스 초이스’ 상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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