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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업 | 슬리핑백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찰
기술수업 | 슬리핑백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고찰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3.10.17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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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낭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 보세요”

전통적인 슬리핑백의 디자인은 ‘미이라’ 형태의 머미형 스타일입니다. 머리 부분의 후드부터 발끝까지 체형에 따라 이어지며, 지퍼로 여닫아 착용하는 이러한 형태는 여전히 슬리핑백 디자인의 정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BPL(Backpacking Light)을 추구하는 백패커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발맞추어 무게를 좀 더 줄이고, 머미형이 주는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기존의 획일적인 침낭 디자인에 신선함을 주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퀼트 스타일입니다.

후드와 바닥 부분 충전부가 없는 퀼트 스타일
‘퀼트(Quilt)’란 우리말로 쉽게 말해 ‘이불’입니다. 퀼트 스타일은 경량 백패킹을 추구하는 유저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받던 디자인으로, 과거에도 제도권에 있는 브랜드 중에서 고라이트와 써머레스트가 이러한 스타일의 침낭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1~3시즌(봄, 여름, 가을)용 다운 침낭들에 주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 지퍼와 바닥 부분의 충전재를 생략한 카타바틱 기어의 후드리스 타입 팰리사이드 슬리핑백.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은 보온력을 위해 형태는 머미형을 유지하지만, 후드와 지퍼를 없애기도 하고, 바닥 부분 충전재를 과감히 생략하기도 합니다. 대신 슬리핑 패드와의 연결을 통해 열손실을 줄이고 일체감을 줍니다. 이불을 걷어 올리고 잠자리에 들듯 손쉽게 개폐 및 착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후드가 없기 때문에 훨씬 편안한 개방감을 주고 수면 중 호흡으로 인해 침낭 안이 결로로 젖게 되는 것도 막아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후드와 바닥 부분의 충전부가 없어지면서, 패킹 무게가 훨씬 가벼워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퀼트 스타일의 침낭은 미국을 중심으로 중소 업체들이 주문 제작 방식으로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디자인도 우수하며 경량 패브릭에 800~900 필파워의 고품질 다운을 사용합니다. 또한 후드가 없는 단점은 침낭과 연결 가능한 분리된 후드를 별도로 출시해, 동절기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했습니다.

▲ 고품질 필파워와 후드리스 타입을 채택한 지팩의 다운솔로 슬리핑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최적화
이러한 침낭이 가능한 것은 요사이 패드 기술의 발전 덕분입니다. 바닥으로부터의 냉기 차단 지수인 알벨류(R-value)가 과거보다 월등히 좋아져서, 굳이 등에 눌려 효율이 떨어지는 충전재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바닥으로 소모되는 충전재를 상부와 측면에 보강하여, 같은 충전량을 사용하면서도 전체적인 보온 성능을 높이고 무게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적화 해보겠다는 시도입니다.

리뷰 전문 사이트인 아웃도어기어랩(www.outdoorgearlab.com)에서도 이러한 점을 후하게 평가했는지, 예외적으로 백패킹 슬리핑백 부문에서 퀼트 스타일의 후드리스 슬리핑백을 제작하는 카타바틱 기어와 큐벤 소재의 초경량 아웃도어 기어를 생산하는 지팩의 슬리핑백 제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 후드리스 침낭의 동절기 활용을 위한 별도의 다운 후드.
▲ 바닥 충전재를 없애고 매트리스와의 결합을 통해 무게와 열손실을 최소화한 써머레스트의 안타레스 슬리핑백.

침낭 테스트에 대한 불신
기존의 이엔테스트(EN test) 방식으로는 퀼트 스타일의 슬리핑백은 평가가 쉽지 않습니다. 이외에 몇 가지 이엔테스트의 맹점을 언급하면서, 센서를 매단 마네킹에서 나오는 테스트 결과보다는 노련한 휴먼 테스터의 경험과 평가를 더욱 존중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바닥 충전재가 없는 침낭이 보온력이 나쁠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차치하더라도, 지퍼 없는 침낭에 대한 편리함은 저도 실제 경험해보니 매우 신선했습니다. 셔츠를 입듯이 착용이 간편했습니다. 답답한 머미형 침낭에 들어가 후드와 가슴 배플을 채우고, 지퍼를 올리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초경량 퍼텍스 퀀텀 GL과 850 필파워를 적용한 고라이트의 Z30 퀼트 슬리핑백.

결론적으로, 일년 중 상당 기간을 커버하는 3계절을 위해, 좀 더 가벼운 패킹의 이점과 편리한 착용감의 장점을 모두 지닌 퀼트 스타일 침낭은 전통적인 침낭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혁신으로 기존 침낭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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