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NOTE | 중국 마카오
ANDREW'S TRAVEL NOTE | 중국 마카오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3.10.01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서양의 아름다움이 한데 어우러진 도시

▲ 성 바울 광장의 조각상. 천주교와 불교,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느낌이다.

지금부터 정확히 500년 전 남루한 포르투갈 범선 한 척이 지금의 마카오 입구 주장강 어귀에 닻을 내렸다. 그리고는 당시 명나라 관리들에게 항해 중에 폭풍우를 만나 화물이 젖었으니 이를 말리게 해 달라며 긴급입항을 요청했다. 포르투갈은 이 같은 구실을 발판으로 약 440년 동안이나 마카오를 식민지로 지배하게 된다.

서울의 마포구 면적만 한 작은 도시인 마카오는 유네스코에 등재한 문화유산만 무려 30개나 될 정도로 역사적 건물 등 볼거리가 유난히 많은 도시다. 마카오의 아이콘은 성 바울 신학대학이다. 43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현재는 정면 벽만 남기고 모두 폐허가 됐지만 독특한 매력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곳은 김대건 신부가 유학했던 성당으로 알려져있다. 바울 성당을 오르는 66계단 입구의 성 바울 광장에는 포르투갈 청년에게 아시아 여인이 연꽃을 주는 조각상이 있는데 천주교와 불교의 상생,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듯 보인다.

세나도 광장을 중간에 두고 상 바울 성당 반대편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중국 최초의 유럽식 극장 돔 페드로(dom pedro)를 만나게 된다. 독특한 옅은 민트색의 외벽도 아름답지만 내부 시설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페드로왕의 하명을 받은 당대 포르투갈 최고의 건축가 마케네세 페드로 거마노 마궤우스(Macanese Pedro Germano Marques)가 직접 이곳 마카오에 와서 완성 시킨 극장으로 270석의 의자들도 포르투갈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우아함이 절로 풍기는 신고전주의 건축물인 페드로 극장의 또 다른 볼거리는 포르투갈에서 제작한 샹들리에인데 크리스털 장신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 돔 페드로의 내부 시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 세도나 광장의 모자이크에 쓰인 돌은 포르투갈에서 공수해왔다.

성 페드로 극장 바로 앞에 위치한 성 아우구스틴 성당은 420년 전 포르투갈인들이 축조한 건물로 스페인 카톨릭의 한 종파였던 ‘성 아우구스틴’파가 포교를 목적으로 세웠다. 성당의 내·외관 모두 연노랑 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정갈한 중앙의 긴 통로에서는 오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지닌 건물들은 세도나 광장을 중심으로 모두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도보로 쉽게 둘러볼 수 있다.

지금부터 13년 전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반환하기 직전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세도나 광장에 포르투갈의 혼을 심는 대공사를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흑과 백의 돌을 포르투갈에서 공수해와 세도나 광장을 수놓은 모자이크 바닥 공사였다. 멀리서 보면 물결 모양으로 요동치는 강렬한 곡선이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르네상스 이후 유럽에서 유행했던 입체적 도시공간 예술을 이곳 세도나 광장으로 옮겨와 극대화한 것이다. 이런 흑과 백의 강렬한 대비는 강한 흡인력으로 방문객의 발목을 잡는다.

앤드류 김(Andrew Kim) | (주)코코비아 대표로 에빠니(epanie) 포장기계 및 차를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와 차 전문 쇼핑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여행전문 사진작가로도 활동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