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ke & Camp|원주 싸리치 옛길 Ⅱ
Bike & Camp|원주 싸리치 옛길 Ⅱ
  • 글 강다경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9.0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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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당신이 안 것들

▲ 낙엽송이라 부르는 일본잎갈나무가 많은 캠핑장의 제2사이트. 바이크캠핑이 가능해 자전거 타고 온 캠퍼들에게 좋은 장소다.

하나.
일기예보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고 한다. 당신은 자전거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자전거 캠핑과 장마. 삐꺽거린다. 둘 사이에서 당신은 기우뚱대고 있다. 기상청 사이트를 들락거린다. 일행에게 전화를 걸어 장소를, 날짜를 바꿀 수 있나 묻는다.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비를 머금은 먹구름만 잔뜩 낀 서울 하늘과 기상청의 우산 아이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다 원주 캠핑장으로 전화를 건다.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날씨를 묻는다. 원주에도 큰비가 내리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 비가 오다 말다 오다 말다 하는 장마 중의 캠핑.

▲ 나뭇잎을 먹고 사는 대벌레.

당신은 잠깐 북한에 머물러있다는 장마전선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린 시절 당신은 장마전선이라는 말을 들으면 하늘에 선을 긋곤 했다. 구름떼, 양떼도 아니고 구름떼가 하늘에서 뛰놀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한참 후였다. 캠핑장에 도착하기 전 소나기가 두 번 왔다. 다행히 비를 피할 수 있는 마트나 휴양림 초입에서였다. 처마에서 비를 그으며 서있었다. 물이 고인 바닥에 빗방울이 원을 그리고, 초조함을 안고서 그 원의 크기를 가늠하며.

▲ 잠깐 비가 멈춘 사이 옷을 말렸다.

둘.
당신이 몇 번이나 자전거에서 내려섰다 타다를 반복해 도착한 피노키오 캠핑장은 해발 고도 600m에 있다. 일본잎갈나무가 높게 뻗어있다. 25~30년 된 나무의 우듬지를 보려 애쓰다 당신은 그 높이에 아득해한다.

텐트를 친 후 비가 거세진다. 캠핑장 주인의 초대로 데크 위 타프 아래서 식사를 하며 단종의 장릉과 정순왕후의 사릉 이야기가 오간다. 단종이 17세로 생을 마감한 데 비해, 정순왕후는 83년을 산다. 그녀의 능은 남양주에, 단종의 능은 영월에 있어 둘은 만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은 단종을 이강백의 희곡 ‘영월행 일기’로 알았다. ‘알았다’는 말은 어떤 내면에 마음으로 다가섰다는 말일 것이다. 당신은 ‘영월행 일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잠깐 당시 느꼈던 저림과 오늘의 싸리치 옛길을 떠올릴 뿐이다.

▲ 산책로를 따라 숲 구경에 나섰다.
▲ 비가 안 오자 잠시 쉬며 독서 중.

▲ 손바닥에 뿌린 새초롬한 까치수염. 까치의 흰 목덜미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셋.
비는 당신을 쥐고 놔주지 않는다. 올 듯 오지 않고 오지 않는 듯 온다. 당신을 애태운다. 우산을 쓰고, 숲으로 간다. 더는 어쩔 수 없다. 당신은 비와 무관해지기로 한다. 비에 젖은 나무는 물기를 머금어 색이 선명하다. 캠핑장 위쪽으로 1.5~2km의 산책길이 나있다. 숲과 친한 캠핑장의 안상수 대표가 나무의 사연을 읊어준다. 개다래가 하얗게 잎의 색을 바꿔 벌을 끌어들이는 사연, 쪽동백으로 동백기름을 짜 쓴다는 사연 등 숲이 사느라 부산하다. 당신은 놀란다. 손바닥에 뿌린 까치수염이 앙증맞다.

당신은 그 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바닥을 편 채 걷는다. 다른 나무가 빛을 받지 못하게 잎을 펼치는 숲속의 폭군 층층나무, 숲에서 가장 진화한 단풍나무. 숲은 멀리 보면 같은 빛이나 제각각 다른 층위다. 당신은 숲을 알지 못함을 깨닫는다. 휘황한 잎만큼이나 숲은 비밀로 가득하다. 길을 오를수록 치악의 숲은 무성하다. 치열해진다. 장마가 끝나면, 당신의 우듬지에 여름이 내리쬘 것이다.

▲ 비가 많이 와 타프가 쳐진 데크로 초대받아 싸리치 옛길을 지났을 단종에 대한 얘기를 했다.
▲ 간단한 아침 준비.

▲ 캠핑장 사이로 주천강 최상류 3km 바위 계곡이 가로지른다.

피노키오 캠핑장
황둔자연휴양림 부지 위쪽에 있는 해발 600m 고도의 캠핑장. 제1, 2, 3 캠핑장 사이로 주천강 최상류 3km 바위 계곡이 가로지른다. 캠핑장 바닥은 30cm 두께 파쇄석이 포장되어 있다. 60평 규모 대형 강당에서 단체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하고, 롯지 객실(10평~20평) 5실은 텐트 생활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롯지 객실에는 취사와 샤워실이 개별적으로 구비되어 있지만 침구는 없어 개인 침낭이 필요하다.

캠핑장은 오토캠핑장과 바이크캠핑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토캠핑장 30동은 이용료 5만원, 바이크캠핑장은 10동은 2만원이다. 캠핑 환경을 고려해 사이트를 넓게 잡고 성수기에도 80% 정도만 캠핑장을 채울 계획이다. 캠핑장에 쓰레기통이 없다. 쓰레기는 모두 집으로 가져가자는 친환경 캠핑장으로 운영된다. 좋은 환경을 유지하며 소비와 해충을 억제하는 효과를 고려했다.

▲ 낡아서 염색물이 더는 빠지지 않는 스카프에 커피를 내려먹을 수 있다.
▲ 피노키오 캠핑장은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는 친환경 캠핑장이다.

캠핑장 내 60평 규모의 강당과 조리실은 단체를 위한 다용도 시설로 숲 체험을 통해 청소년을 교육하는 ‘다윈생태학교’를 위한 중심시설이다. ‘호연지숲 프로그램’이 실행될 예정이다. 요양객을 위해 별도로 6채의 황토집을 마련해두고 있으며 ‘아주 푸른 힐링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래쪽에 있는 휴양림 초입부터 위쪽으로 걸으며 즐길 수 있는 식물원을 조성 중이다.

홈페이지 : cafe.naver.com/pinocamping
주소 :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903
문의 : 033-900-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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