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기자가 찍고찍Go | 광각렌즈 활용법 ①
채기자가 찍고찍Go | 광각렌즈 활용법 ①
  • 글 사진 채동우 기자
  • 승인 2013.08.26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확 트인 세상을 한 장에 담는다
깊은 심도 넓은 감성을 한 방에

50mm 표준렌즈가 너무 꽉 찬다는 느낌이 들 때, 표준 화각의 틀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때가 바로 광각렌즈가 필요한 순간이다. 하지만 넓게 찍힌다는 특성만으로 광각렌즈를 사용한다면 이는 전체 능력의 50%만 사용하는 것과 다름없다.

광각렌즈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일단 표준렌즈에 비해 원근감이 과장되게 표현된다. 따라서 렌즈 가까이 있는 피사체는 실제보다 더 크게 찍히고 떨어져 있는 피사체는 실제보다 작게 찍힌다. 두 번째로 광각렌즈는 동일한 조리개 값에서 표준렌즈나 망원렌즈에 비해 심도가 깊게 표현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자면 15mm 렌즈의 경우 조리개를 f8로 조일 경우 0.5m에서부터 무한대까지 모두 초점이 맞는다. 이런 광각렌즈의 특징을 이용한 촬영방법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 전. 최초 원본은 위와 아래가 많이 찍혔다.

▲ 후. 크롭을 하고서야 단단하고 꽉 찬 느낌을 준다. 이처럼 사진의 상당부분을 잘라내야 사진이 완성된다면 차라리 광각렌즈를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넓게 나온다고 능사는 아니다
누구나 광각렌즈를 처음 접하게 되면 넓은 화면에 매료된 나머지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려 한다. 하지만 막상 결과물을 받아들면 담긴 장면이 광활해도 너무 광활해 깜짝 놀라게 된다. 불필요한 것들을 파인더 내에서 솎아내는 작업이 프레이밍의 기본인데 사진 한 장 안에 너무 많은 피사체가 들어 앉아 너저분해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기껏 광각렌즈로 촬영을 하고 위아래 혹은 좌우를 잘라내는 트리밍 작업을 한다면 굳이 무리해서 광각렌즈를 사용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애초에 욕심내지 말고 조금 더 좁은 화각의 렌즈로 옹골차게 구도를 잡아 촬영을 하는 게 낫다.

▲ 푸른 하늘에 넓게 펼쳐진 구름이 상단 좌우측으로 뻗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광각렌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사진이다.

▲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넓은 화면을 담는 동시에 과장된 원근감도 표현할 수 있다.

채기자의 Tip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일단 광각렌즈를 들이대기 전에 조금만 생각을 해보자. 너무 많은 피사체가 한꺼번에 파인더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다면 과감히 다른 화각의 렌즈로 바꿀 것을 권한다. 난삽한 요소들로 정리되지 않은 사진을 트리밍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화소수가 높은 사진이라 해도 트리밍으로 잘려나가는 면적이 넓으면 인화사이즈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하자.

▲ 표준화각의 렌즈였다면 사진 중앙의 화단과 계단만 찍히는 풍경. 제한된 공간에서 넓은 풍경을 담았다.

▲ 풍경사진을 찍을 때에도 촬영 공간을 운용할 수 있는 폭이 넓고 정지된 풍경에 역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 조리개를 조여 가까이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경까지 모두 초점이 맞도록 찍은 사진. 심도가 얕은 사진과는 다른 쨍한 느낌을 살렸다.

한정된 공간에서 빛을 발한다
사진을 찍는 순간과 공간이 언제나 촬영자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운신의 폭은 언제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한쪽 벽에서 반대편 벽을 찍는다고 할 때 우리는 딱 그만큼의 거리만 운용할 수 있다. 아무리 뒤로 물러난다 해도 벽이 가로막고 있으니 렌즈의 화각에 따라 담아낼 수 있는 장면이 극단적으로 달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좁은 공간, 제한된 공간에서 더 넓은 장면을 찍고 싶다면 광각렌즈를 쓰자. 기본적으로 사진은 실재하는 것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물리적 해결책 외엔 답이 없다.

▲ 광각렌즈는 제한된 화면을 담을 수밖에 없는 건물 내에서 더욱 넓은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

채기자의 Tip
건물의 내·외부 사진을 찍을 때 광각렌즈를 활용해보자. 다른 어떤 장소보다 촬영자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므로 광각렌즈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내부가 넓어 최대한 뒤로 빠져 사진을 찍는다 해도 건물상단의 구조까지 찍어내기 위해서는 표준렌즈로는 무리가 있다. 또한 광각렌즈에서만 볼 수 있는 극적인 원근감도 살릴 수 있으니 1석2조다. 다만 광각렌즈의 광학적 특성상 어느 정도의 왜곡은 감안해야 한다.

▲ 광각렌즈가 아니면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사진. 더 뒤로 물러나 찍는다고 가정해도 지하철의 다른 승객들 때문에 이와 같은 촬영은 불가능하다.
▲ 밝은 F값의 광각렌즈로 가까이 다가가 촬영하면 원근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심도표현까지 가능해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다.

한 걸음만 더 피사체로 다가가자
어떤 사진 장비건 각각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그리고 그 특성은 사용자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렌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광각렌즈를 한걸음 뒤에서 관조하게 만드는 장비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렌즈의 스펙이 보여주는 사실만으로도 그런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 대부분의 광각렌즈는 일반 망원렌즈나 표준렌즈에 비해 최단 촬영거리가 상당히 짧다. 즉, 그만큼 더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을 할 수 있다. 광각렌즈는 가까이 있는 사물은 더 가깝게, 멀리 있는 사물은 더 멀리 보이게 찍어준다. 즉 가까이 있는 사물에 포커스를 맞추면 더 극적인 원근감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 촬영자가 뒤로 물러날 수 있는 거리에 한계가 있는 경우 광각렌즈는 제 몫을 발휘한다.

채기자의 Tip
넓게 나온다고 마냥 뒤로 물러서기만 한다면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즐거움의 상당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피사체와 교감하는 살아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필수다. 광각인 동시에 빠른 렌즈를 사용하면 원근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심도 표현을 통해 피사체를 좀 더 부각시킬 수도 있다.

▲ 광각렌즈는 풍경사진 전용이 아니다. 피사체에 바짝 다가가 찍을 때에도 힘을 발휘한다.

▲ 객석 제일 앞줄에서 찍은 사진. 뒷줄에서 다른 관객이 보이지 않게 촬영할 수 있지만 밴드의 전체를 담아내기는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