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유러피언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 ① 트렌드
2013 유러피언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 ① 트렌드
  • 글 사진 서승범 월간 캠핑 기자
  • 승인 2013.08.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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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도 색상도, 가볍게 더 가볍게
일상으로 들어온 아웃도어

▲ 밝고 경쾌한 느낌의 아크테릭스 의류.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한데 모이는 ‘2013 유러피언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가 지난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독일 남부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렸다. 올해 페어에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913개 업체가 참가해 10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전시되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2만1465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여느 해와 다름없이 전시 부스 외에도 아웃도어 패션쇼와 아웃도어 어워드를 비롯해 아웃도어 컨퍼런스, 슬랙라인과 볼더링, 트레일러닝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특히 올해로 20회를 맞은 아웃도어 트레이드 페어를 기념해 지난 20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 일상 생활에서 입기에도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는 로얄 로빈스의 의류.

▲ 행사기간 동안 텐트만 따로 전시되는 공간인 ‘텐트시티’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언제 어디서나 아웃도어룩
이번 대회를 통해 본 아웃도어의 최근 트렌드는 ‘일상으로 들어온 아웃도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아웃도어 의류는 탐험가나 등반가 등 전문가들이 입던 전문 장비에서 이제 도심을 비롯한 일상생활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패션으로 자리바꿈했다. ‘저 먼 곳’의 아웃도어가 ‘지금 여기’의 아웃도어로 달라진 것은 무게와 색상이 가벼워지고 경쾌해진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량화는 아이템의 장르와 종류를 막론하고 아웃도어 시장 전반을 지배하는 트렌드다. 기술의 발달하면서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기도 하고, 극한 상황에서 필요한 고도의 기술보다는 일상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적용시킨 아이템들이 늘어났다. 세계적인 원단 브랜드인 폴라텍은 ‘폴라텍 알파’ 원단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폴라텍 알파를 사용한 재킷은 다운재킷보다 훨씬 가볍고 투습성이 좋다.

▲ 기존에 비해 색상의 톤이 가볍게 디자인 된 밀레.
▲ 요가나 일상 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캐쥬얼한 의류의 약진이 눈에 띈다.

▲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노로나의 부스. 이번 아웃도어쇼의 밝고 가벼운 트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신발 역시 마찬가지다. 비보베어풋은 내피를 분리하면 87g의 초경량을 자랑한다. 비브람창으로 유명한 비브람사 역시 베어풋 개념의 ‘파이브핑거스’를 선보였다. 마치 장갑처럼 발가락 부분을 분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밖에 배낭과 스토브, 텐트 등 아웃도어와 캠핑에 필수적인 장비들 역시 경량화·소형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무게 못지않게 가벼워진 건 색상이다. 11개에 달하는 전시 부스를 돌아보면서 받은 느낌은 화려함과 경쾌함이다. 북유럽 브랜드인 하그로프스는 경쾌한 모노톤의 의류를 많이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 프레드릭 셸베르그는‘ 바이브런트(vibrant) & 싱글(single)’이라는 말로 트렌드를 정리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화려하고 밝은 톤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하그로프스는 라이트 오렌지와 라이트 그린 등 밝은 색상을 사용하고, 투톤과 원톤 컬러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 가볍고 경쾌한 느낌의 제품으로 디스플레이된 잭울프스킨의 부스.

▲ 베어풋 개념의 '파이브핑거스'를 선보인 비브람. 장갑처럼 발가락 부분을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 최근 옴니프리즈 제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컬럼비아.

▲ 아크테릭스도 강렬한 색상에서 벗어나 밝고 화사한 느낌의 제품을 선보였다.

스포츠 브랜드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
유럽, 북미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아크테릭스 역시 밝은 색상을 사용한 의류 라인을 선보였다. 트레일러닝에 최적화된 ‘엔돌핀 라인’은 밝은 색상을 이용한 원톤 디자인을 유지하고 원단의 절단과 재단을 최소화해 인체의 곡선에 맞는(에르고노믹) 디자인을 선보였다.

무게와 색상의 경량화라는 트렌드는 스포츠 등 다른 영역의 브랜드들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번 페어에서도 아디다스(스포츠), 시마노, 스캇, 오르트립(자전거) 등의 브랜드가 선을 보였다. 아디다스, 시마노, 스캇은 패션쇼에도 참여해 아웃도어 브랜드로써의 인지도를 높였다. 이들 브랜드의 의류 역시 아웃도어 트렌드에 맞게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었다.

▲ 국산 브랜드 트랙스타의 부스.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 최근 감각적인 원톤 제품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하그로프스는 투톤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아웃도어 페어의 흐름을 결정지은 또 하나의 트렌드는 ‘지속가능한 아웃도어’다. 기존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단순히 ‘오가닉(organic)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환경을 보호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이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자연의 재료에서 추출한 소재를 사용한 아웃도어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버프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뽑아낸 리오셀이라는 섬유로 만든 버프를 선보였고, 에코소울라이프는 벼 껍질을 이용한 식기와 컵 등을 소개했다. 에코소울라이프는 아웃도어 어워드 가운데 친환경 제품에게 수여하는 분야의 상을 받았다.

▲ 동양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한 코쿤의 의류.
▲ 테크니컬 아웃도어의 대명사 마무트도 강렬한 인상의 기존 제품 외에 가벼운 느낌의 캐쥬얼한 제품을 시도했다.

▲ 일상에서 입기에 부담이 없는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을 선보인 피크퍼포먼스.

아웃도어는 계속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아웃도어’라는 트렌드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제 상황에 대한 대책이기도 하다. 페어 첫 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크 헬드 유럽 아웃도어 그룹(EOG) 사무총장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파르던 아웃도어 시장의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여러 분석에 근거해 아웃도어 시장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베른트 쿨만 EOG 부회장은 “페어가 처음 열린 20년 전의 아웃도어는 위험한 모험이었지만, 지금의 아웃도어는 다양한 활동을 아우르는 트렌드가 되었다”고 전제한 뒤, “아웃도어가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게 된 만큼,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폴라텍 알파’ 원단을 선보인 폴라텍. 폴라텍 알파를 사용한 재킷은 다운재킷보다 훨씬 가볍고 투습성이 좋다.

▲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심기일전해 아웃도어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의 작은 도시 프리드리히샤펜은 나흘 동안 전 세계에서 온 아웃도어 브랜드의 잔치로 들썩거렸다. 이번 페어에서 오간 수많은 이야기들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아웃도어 시장에 선을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웃도어 시장도 밝고 경쾌해지고,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 바우데의 배낭. 트렌드에 맞춰 강렬한 원색은 배제하고 있다.
▲ 킨의 부스. 친환경적인 느낌으로 부스를 꾸몄다.

▲ 곡물을 재료로한 식기를 선보인 에코 솔라이프. 아웃도어 업계의 화두인 환경문제를 해결한 제품이다.

▲ 유기농으로 재배한 면을 재료를 사용한 버프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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