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빗물 속에 또 다른 세상이 있네
회화적인 느낌이 넘치는 촬영법
회화적인 느낌이 넘치는 촬영법
반영사진이란 말 그대로 비춰진 대상을 찍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물에 비친 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말하고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거울이나 유리에 비친 대상을 찍는 것도 반영사진의 일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맛깔난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 콘크리트 바닥에 비친 여름 하늘. 바닥의 질감에 따라 색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 차가 지나간 바퀴자국도 함께 찍힌 반영사진. 비가내린 후 물웅덩이를 유심히 살펴보면 독특한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다. |
고인 물 위에 비치는 상에 주목하라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반영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어디에 뭐가 비춰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는 우리의 눈이 고인 물 아래나 물의 표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에 비춰진 풍경을 파악하는 연습이 선행돼야 한다. 발아래 있는 물을 볼 때 멀리 있는 풍경을 보듯이 눈의 초점을 잡으면 구름이 보이기도 하고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가로 세로 1m도 되지 않는 물위로 드넓은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알게 되면 좋은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채기자의 Tip |
▲ 물 위에 부유물이 떠있는 경우에는 AF보다는 MF로 초점을 맞춰보자. |
▲ 비오는 날 물웅덩이에 비친 전주를 찍은 사진. 아스팔트를 이루는 자갈이 동글동글한 보케로 표현됐다. |
회화적인 느낌으로 표현해보자
반영사진은 비춰주는 매개체의 표면이 어떤 질감인가에 따라 결과물의 느낌이 달라진다. 일렁이는 물 위에 비친 상을 찍었을 때와 잔잔한 물 위에 비친 모습을 찍었을 때를 비교하면 그 결과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주변에 놓인 사물이 어떤 심도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도 한다. 캔버스의 종류와 물감의 종류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듯 회화적인 표현방법과 결과물이 반영사진의 묘미다.
채기자의 Tip |
▲ 일렁이는 물에 비친 상을 찍으면 붓으로 터치한 듯한 회화적인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다. |
▲ 염전에 비친 풍경. 타일바닥에 맺힌 소금이 작은 별처럼 표현됐다. |
과감하게 빼거나 색다르게 더하거나
원래의 모습과 물에 비친 모습이 한 장의 사진에 같이 담는 것도 좋지만 과감하게 원래의 상을 잘라내는 방식으로 프레이밍 해보자. 이렇게 찍은 결과물을 180도 회전하면 색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와 피사체간의 각도가 평상시와 달라 독특한 공간감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각렌즈로 촬영할 경우 이 같은 느낌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색다른 시선으로 반영된 상과 실재하는 상을 동시에 프레이밍 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자면 유리창 너머에 있는 상과 유리창에 비친 상을 동시에 담으면 다중노출로 촬영한 듯한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채기자의 Tip |
▲ 반영사진을 찍을 때 원래의 상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프레이밍하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해보자. |
▲ 물 앞에 쪼그리고 앉으면 서있을 때 보이지 않던 반영들이 보인다. |
▲ 바닥의 독특한 질감, 일상적이지 않은 앵글이 한 번에 담겨 개성있는 사진이 됐다. |
▲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일상생활에서도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다. |
▲ 유리창 너머의 대상과 유리창에 비친 반영을 동시에 담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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