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 시그마 DP3 Merrill
Zoom In | 시그마 DP3 Merrill
  • 글 엄재백 기자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7.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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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진정한 필름의 후계자
풍부하고 깊은 색감

▲ 시그마의 DP시리즈 중 50mm(풀 프레임 기준 75mm) 렌즈를 장착한 DP3 Merrill.

시그마는 50여 년 동안 카메라와 렌즈를 전문으로 만들어온 유서 깊은 광학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드파티 렌즈회사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포베온 X3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DP3 Merrill(이후 DP3m)을 직접 만져본다면 시그마에 대한 생각이 180° 바뀔지도 모른다. 한 장의 결과물만으로도 이미지프로세싱에 있어서 발군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의 카메라 브랜드가 사용하는 베이어 패턴 센서의 구조.

완성도 떨어져도 품질만은 인정
시그마는 광각렌즈를 탑재한 DP1m과 표준렌즈를 탑재한 DP2m에 이어 지난 2월 중망원 영역의 화각을 구비한 DP3m을 출시함으로써 표준 줌렌즈 화각을 커버하는 세 대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DP 시리즈는 출시 초기부터 색 표현력이 뛰어난 포베온 이미지 센서 탑재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약 4600만 화소의 포베온 센서를 장착한 DP3m은 시그마의 플래그쉽 DSLR인 SD1 Merrill과 동일한 이미지 성능을 제공하는 콤팩트 카메라다. DP3m은 고정형 50mm 마크로 렌즈(풀 프레임 카메라 환산 75mm)가 장착됐는데 이는 SLD글래스와 글래스몰드 비구면렌즈를 통해 각종 수차를 최대한으로 보정한 전용 설계 렌즈다. 하지만 AF속도나 고감도 이미지 화질은 타사 고급 콤팩트 카메라보다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디지털 시대, 시그마에서만 만나는 필름의 향기
▲ 풍부한 광량에서 최적의 품질을 뽑아낸다. F6.3 1/320초 ISO100.
시그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는 컬러 필터 배열(CFA)방식의 센서다. 이는 베이어 패턴 기반의 이미지 센서로 코닥(Kodak)이 발명했으며 각 픽셀은 하나의 색에만 반응하게 된다. 그리고 인접한 픽셀의 정보를 얻어 색을 혼합하는 컬러 인터폴레이션이라는 프로세싱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따라서 정확한 색을 구현해 내는 데 한계가 있다. 그에 반해 시그마의 포베온 센서는 3층으로 구성, 각 층별로 RGB를 따로 받아들이도록 설계됐다. 그렇기 때문에 각층에서 흡수한 모든 컬러 정보를 통해 픽셀마다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필름이 각각의 감광층을 통해 RGB를 따로 받아들였던 방식과 닮았다. 실제로 포베온 센서가 만들어 내는 결과물은 필름의 이미지처럼 풍부하고 깊은 색을 자랑한다. 그리고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색 틀어짐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단점 또한 필름의 특성과 닮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몇몇 단점을 지적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이미 기술의 정점에 다다른 베이어 패턴 센서에 비해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개선될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 세 개의 레이어로 이루어진 포베온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의 구조.

▲ 최단 촬영거리 22.6cm의 근접촬영을 즐길 수 있다. F2.8 1/1250초 ISO100 플래시 사용.

크기는 콤팩트 결과물은 DSLR
DP3m은 DP1m이나 DP2m에 비해 약간 크지만 실제로 촬영해보면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콤팩트하다. 75mm 상당의 화각으로 정물이나 인물 촬영에 상당히 유용하며 최단 촬영거리 22.6cm, 0.33배의 촬영배율로 근접촬영도 즐길 수 있다. 줌이 지원되지 않아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단초점 렌즈만이 담보할 수 있는 화질은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한다. 시그마의 DP 시리즈는 어떤 사용자가 쓰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카메라로 유명하다. 빠른 AF가 필요치 않고 광량이 충분한 곳에서의 촬영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카메라지만, 정확한 AF를 필요로 하고 실내 촬영이 주를 이루는 사용자에게는 계륵 같은 장비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촬영 스타일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DP3m을 손에 쥐어보자. 기존의 카메라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색이 틀어지기도 하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F4.5 1/800초 ISO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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