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의 장점 살린 도심의 소규모 가족 캠핑지
생태공원의 장점 살린 도심의 소규모 가족 캠핑지
  • 이철규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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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Night In The Campsite__part1 청주 문암생태공원야영장

▲ 문암생태공원에는 야영장과 생태탐방로, 숲체험장, 수목원, 어린이 놀이터, 바비큐장, 농구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캠핑은 물론이고 트레일과 자전거 하이킹도 가능

도심 인근에 자리한 캠프장들은 하룻밤의 캠핑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한나절 휴식처로도 그만이다. 이는 비용적인 측면 외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고 부족한 용품이나 물건을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문암생태공원은 캠핑과 더불어 자전거 하이킹이나 생태 탐방, 농구나 족구 등의 각종 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청주 시민의 색다른 휴식처가 되고 있다.

서울(12:10)→여주(14:20)식사→청주(15:30)→청주고인쇄박물관(15:40)→흥국사지(15:50)→용화사(16:10)→문암생태공원야영장(17:30) 1박→문암생태공원(10:20)→용두사지 철당간(11:30)→식사→청주랜드(13:30)→국립청주박물관(14:20)→서울


문암생태공원은 본래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청주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을 매립하던 곳이다. 이 쓰레기 매립장을 2008년 5월부터 공원 조성공사를 시작해 지난 2009년 11월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의 난지공원이나 노을공원을 연상하게 하는 문암생태공원은 야생화단지를 비롯해 숲 산책로, 바비큐장, 야영장, 놀이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춰 청주 시민의 휴식처로 탈바꿈했으며 주말이면 조깅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붐비곤 한다.

청주IC에서 청주 시내로 들어서 문암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청주의 몇몇 볼거리들을 둘러볼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청주고인쇄박물관이다. 지난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심경」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건립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금속활자의 인쇄과정을 9단계로 나누어 정밀하게 복원해 놓았으며 직지 영인본은 물론이고 활자판을 복원해 놓았다. 또한 박물관 옆으로 흥덕사지가 있어 흥덕사 대웅전의 모습을 복원해 놓기도 했다. 

▲ 화이어 플레이스의 열기에 가로등불이 더해져 포근한 밤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나와 인근에 찾아보기 좋은 곳이 흥덕구 사직동에 자리한 용화사다. 무심천 변에 자리한 용화사는 7개의 석불이 안치돼 있으며 고려시대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물 985호로 지정된 여래입상 4구 중 세 구는 크기가 무척 크고 머리는 모두 소라껍데기처럼 틀어 말린 듯한 나발이며 부처의 정수리 뼈가 솟아 상투 모양이 된 것을 의미하는 무견정상이 나타나 있다. 졸업과 입학시즌인 탓에 대웅전 안은 자녀의 운과 무병을 비는 불자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용화사에서 생태공원까지는 5km 정도거리로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문암생태공원 뒤편에 자리한 야영장에는 모두 28개의 야영 데크가 놓여 있었다. 우선 공원관리사무소에 캠프장 사용허가를 받은 후, 야영 데크에 콜맨코리아의 와이드 스크린2룸하우스를 설치했다. 데크의 크기가 원체 크다보니 거실형 텐트 한 동이 그대로 올라간다.

거실형 텐트의 설치도 가능한 사계절 야영장

▲ 문암생태공원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포근한 봄바람을 맞으며 콜맨의 화이어 플레이스에 새우를 구웠다.
야영장에는 사계절 온수가 나오는 취사장과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져 손님을 맞는다. 우수가 지나서인지 어둠과 함께 몰려오던 찬바람도 제법 부드러워졌다. 텐트 앞에 화로를 피우고 슬림 캡틴 체어에 의지해 몽상에 빠졌다. 청주라는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문암생태공원의 밤하늘은 초롱초롱한 별들로 가득 찼다. 시커먼 매연 속에서 별이라곤 찾을 수 없는 메트로폴리탄에 비하면 제법 깨끗한 곳인가 싶다.

야영장을 수놓은 환한 가로등 불빛에 화로불이 더해져 포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야영장이 도로 옆이라 신나게 내달리는 차량들의 소음과 청주비행장에서 뜬 비행기들의 소음은 피할 수 없다. 밤이 깊어가며 차량이 줄어들자 부드러운 봄바람을 타고 날아온 편안함에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정막감이 느껴진다. 밤을 지키는 외로운 텐트 앞에 앉아 별을 헤는 마음으로 느림의 미학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찾는 휴식이란 이런 게으름과 느림의 미학일 것이다. 속전속결에 빠르기만 강조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풍경에도 취해보고 잠에도 취해, 하루를 소일하는 것이 아닐까? 때문에 선조들은 어떤 일에 재미를 붙여 심심하지 않게 생활하는 것을 은둔한 학자의 최고 생활로 꼽기도 했다.

때론 그 재미를 대나무와 소나무, 달과 수석에서 찾기도 했고 율곡 이이는 세한삼우인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를 벗하며 소일하기도 했다. 캠퍼는 속세를 등진 문필가나 학자는 아닐지라도 소박한 삶의 즐거움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그것이 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삶의 끈을 늦추고 자신의 뒤안길을 살필 줄 아는 것이다. 캠핑이란 이런 느림의 미학을 깨닫는 시간이기에 누구에게나 필요한지 모른다.

▲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등산객들. 산행 후 뒤풀이 장소로도 자주 이용되곤 한다.
문암생태공원야영장의 아침 풍경은 4대강 사업이 한창인 여주 은모래야영장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이른 아침부터 미호천 강변의 돌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덤프트럭과 돌을 깨는 착암기와 유압브레이커 소리에 모처럼 만에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저절로 눈을 뜨고 말았다. 전날의 고용함과 정막감과는 반대로 소음 공해라고 느껴질 정도다.

부지런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텐트를 철수했다. 겨울철 난방이라고 해야 야전침대에 침낭, 매트리스가 전부다보니 철수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매달 서너 차례 캠핑을 떠나다보니 이젠 제법 궁합이 잘 맞는다. 한 사람이 텐트를 접는 동안 나머지 한 사람은 식기도구와 주변 물품을 철수하고 나니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문암생태공원의 장점은 하룻밤의 캠핑은 물론이고 주변의 숲 산책로나 야생화단지 등을 둘러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야영장을 나와 관리사무소 앞에 차를 세우고 공원 둘러보기에 나섰다. 공원 내에는 인라인스케이팅이나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전용로가 나 있으며 주말 간단한 피크닉을 즐기려는 가족들을 위한 바비큐장과 일반 피크닉장도 있다.

캠핑과 더불어 생태 탐방, 하이킹도 즐길 수 있어
바비큐장에는 산행을 마치고 친구들과 고기파티를 즐기는 사람들과 따뜻한 기온에 아이들과 야외에서 점심을 해결하려는 시민들이 보였다. 아마도 이런 즐거움이 있기에 문암생태공원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일 것이다. 여름철이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좋은 포장길을 지나 생태 탐방로를 따라 무심천으로 내려섰다. 아직은 찬바람의 영향 탓에 초봄의 꽃들은 보지 못했지만 탐방로를 따라 이어진 산책길은 걷기도 편하고 야생화단지로 연결돼 봄철이면 꽃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 문암생태공 중앙 광장 옆에 자리한 어린이 놀이터. 시소와 미끄럼틀 등이 들어서 있다.
탐방로에서 나와 놀이터와 정자가 있는 중앙공간으로 이동했다. 문암생태공원은 크게 가족공원과 웰빙공원, 생태공원으로 나눠져 있으며 중앙공간은 가족공원에 해당한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미끄럼틀을 비롯해 시소, 그네 등의 놀이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작은 폭포와 정자도 있어 한나절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21만여㎡의 공간을 다 둘러보기엔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정자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공원을 나와 서울로 가는 길에 자리한 국립청주박물관과 청주랜드를 둘러보기로 했다.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에 자리한 국립청주박물관은 편의시설과 오래된 시설물들을 교차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결국 전시실 내에 전시된 연자방아와 칼, 토기, 백자바리 등을 둘러본 후, 서울로 돌아왔다.

청주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봄기운을 맡은 탓에 찬바람과 매연에 찌듯 메트로폴리탄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그것은 마냥 쉬고 싶은 게으름의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 그 치열한 삶에서 살아가야 한 직장인이 그리 행복하지 만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가장으로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속도를 내 달리는 차량의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작은 시간의 흐름들이 왠지 서운하게만 느껴진다.

장비협찬 콜맨코리아 

문암생태공원야영장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100번지>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미호천 인근에 자리한 생태공원으로 2009년 11월에 개장했다. 공원 내에는 야영장과 생태탐방로, 숲체험장, 수목원, 어린이 놀이터, 바비큐장, 농구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야영장 내에는 28개의 야영데크와 화장실 1동, 취사장 1동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취사장 내에는 싱크대와 세면대의 시설과 자동음향발생기가 설치돼 있으며 사계절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야영데크의 길이와 폭이 5m 정도로 어지간한 거실형 텐트도 수용할 수 있으며 각각의 데크마다 원목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편하다.

다만 야영장 내의 전기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과 인근 청주비행장에서 출격한 전투기들로 인한 소음은 문제다. 또한 일부 데크는 데크 간의 간격이 너무 좁아 한 팀이 이용하기 보다는 마음에 맞는 친구 두 세 팀이 함께 이용하면 편하다. 야영장 이용료는 무료로 캠핑 시 반드시 관리사무소에 인적사항을 기입해야 한다. 샤워장은 없으며 필요한 물품은 공원 내의 매점이나 흥덕구 상신동의 하나로마트(043-274-7381)를 이용하면 편하다.
▶ 문의 043-200-7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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