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장은 캠프장일 뿐 돈 되는 일은 따로 있다
캠프장은 캠프장일 뿐 돈 되는 일은 따로 있다
  • 글 이철규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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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Column__캠프장의 홍수

똑같은 콘셉트와 아이템으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캠프장

많은 캠퍼들이 매번 다른 캠프장을 찾아 캠핑을 즐기곤 그 모습을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리곤 한다. 이는 똑같은 것을 싫어하는 성격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여기저기 색다른 곳을 찾고 싶어가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비슷비슷한 캠프장의 모습을 느끼게 되고 결국 마음에 드는 몇 곳의 캠프장을 골라 집중하게 된다.
 

최근 오토캠핑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각 지자체들도 캠퍼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곳곳에 캠프장을 설치하고 있다. 캠프장이 늘어나면 그만큼 캠퍼들도 자신이 원하는 캠프장을 찾아 전국으로 분산될 것이며 이로써 주말 혼잡한 캠프장의 풍경도 줄어들 것이다. 전국에 캠프장이 늘어난 것은 즐거운 일이며 반가운 소식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12월 양양시가 낙산도립공원에 11억 5천여 만원을 들여 오토캠핑장을 조성할 계획이며 속초시도 조양동 속초해수욕장 인근 1만㎡의 공간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예산군은 예당관광지 내에 오토캠핑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갔으며 영월군은 동강 변에 대단위 오토캠핑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오는 2011년 말에는 개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울에서 가까운 양평군을 비롯해 경북 영덕군, 안산시, 울릉도 등에 오토캠프장을 만들 예정이며 앞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관광객의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주민들의 여가문화 정착을 위한 것으로 뉴스만 듣고 보면 캠퍼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지차체가 운영하는 오토캠핑장과 일반인이 운영하는 캠프장, 산림청이 운영하는 휴양림의 야영장이 있으며 그 수는 대략 350여 곳에 이른다. 이처럼 캠프장이 늘어난 데는 지자체의 캠프장 조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펜션을 운영하던 분들이 공지를 캠프장으로 변형, 운영하면서부터다. 펜션의 경우 전기시설이나 화장실, 취사장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기에 약간의 시설만 확충하면 쉽게 캠프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

문제는 너도나도 캠프장을 오픈하면서 대부분의 캠프장이 서로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테마를 지닌 캠프장을 만들기보다 샤워장이나 전기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데 중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가 계획하고 있는 캠프장의 경우 자라섬이나 한탄강캠프장을 모델로 하고 있기에 더더욱 비슷하다.

자라섬이나 한탄강캠프장은 겨울철을 제외하곤 주말이면 사이트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캠퍼들이 몰리고 있다. 이유는 서울에서 가깝다는 점과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장점마저 없다면 두 곳의 캠프장은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시설만 제대로 갖추었다고 해서 서울에서 그 먼 곳까지 사람들이 찾아갈 것인가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제외하곤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대표적인 예가 고성의 송지호오토캠핑장이 아닐까 싶다. 25억원을 들여 4만㎡의 공간에 조성한 오토캠핑장은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제외하곤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이는 캠프 사이트의 크기가 작고 텐트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며 햇살을 피할 곳이 없다는 등, 캠퍼들의 노하우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단점은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사설 캠프장도 마찬가지다. 풍경이 아름답거나,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기기 좋은 곳을 제외하곤 여름철 성수기를  외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이는 캠퍼들이 지방에 비해 서울과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캠프장을 열었다고 해서 돈이 벌린다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즉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당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과 경기권의 캠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템과 테마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캠프장 역시 이런 결말을 맞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단지 성수기에만 반짝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 예산 낭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시설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진정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의 의견을 수용해 캠프장을 건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리자의 편의성이 아닌 이용자의 편리함을 중심으로 캠프장을 건립하고 자연과 어우러진 캠프장을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캠퍼들이 찾아와주기만을 기다리는 캠프장이 아니라 타 캠프장과 다른 아이템과 콘셉트로 캠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캠프장이 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 우리 눈에 익숙해진 네모난 화장실과 취사장은 이제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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