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양평 ③ 트레킹
KOREA TRAVEL|양평 ③ 트레킹
  •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6.24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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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높고 크니 구름처럼 쉬어가세요”
백운봉 원점회귀 코스…용문산자연휴양림~백년약수~헬기장~정상

▲ 양평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백운봉 정상의 전망바위.

물의 근원은 산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물의 고장 양평 땅에는 용문산, 유명산, 중미산, 중원산, 소리산, 청계산 등 산꾼들이 즐겨 찾는 명산이 산재해 있다. 그중에 으뜸은 단연 용문산(1157m)을 꼽는다.

가평 화악산과 명지산, 포천 국망봉에 이어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용문산은 동양 최대의 은행나무를 품은 천년고찰 용문사로 더 유명하다. 그래서 단풍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철 많은 이들이 찾는다. 지난 2007년 11월 개방된 용문산 정상 가섭봉은 코스가 길고 길이 험한 편이라 초보자라면 용문사에서 마당바위까지 왕복하는 3시간 코스가 적당하다.

▲ 용문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백운봉 등산로 입구로 이어지는 맨발산책로.
▲ 능선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 거친 너덜길.

하지만 용문사로 오를 경우 문화재관람료를 내기 때문에 많은 산꾼들이 서남쪽 사나사나 용문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삼아 백운봉에 오른다. 백운봉은 용문산 남쪽 산줄기 끝에 깎아지를 듯 서 있는 바위 봉우리로 암릉과 계곡, 조망 세 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양평군청 산림경영사업소 권호일 팀장(양평쉬자파크 조성사업 T/F)은 “휴양림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양평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이라며 “등산로와 이정표가 잘 조성돼 있을뿐더러 양평군 등산로 안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고 소개했다. 이 앱은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사용할 수 있으며 나침반과 자기위치 확인 등의 유용한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 산이 높은 탓에 뒤늦게 꽃을 피운 백운봉 능선의 진달래 군락.

▲ 백운봉 산길마다 수두룩하게 피어난 야생화들.
▲ 물맛 좋기로 이름난 백년약수는 냉장고에서 막 꺼낸 듯한 시원함을 선사했다.

또한 권 팀장은 “내년 상반기 용문산자연휴양림 등산로와 연계한 양평쉬자파크도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숲에서의 힐링을 목적으로 옛 화전민들이 일궜던 다랑논을 복원하고 캠핑장과 초가원 등을 조성하는 한편 전국기초단체 최초로 산림교육센터를 건립 중”이라며 “누구나 편하게 쉬어갈 수 있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행복한 숲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백년약수 물맛이 끝내줘요”
색색의 바람개비가 맞이하는 백안3리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용문산자연휴양림이 나타난다. 백운봉 등산로는 휴양림 관리사무소 앞으로 난 맨발지압로를 따르면 된다. 휴양림에서 백운봉 정상까지는 2.4km. 왕복하는데 3~4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백운봉을 가볍게 여기고 오르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정상까지 거리가 짧은 만큼 계속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길이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요구된다.

▲ 백운봉 정상까지는 계속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길이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요구된다.

울창한 숲과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한 계곡으로 들어서면 계단길을 지나 임도가 나타난다. 산길은 곧 거친 너덜길로 이어진다. 1시간 정도 꼬박 오르면 멀리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명물로 이름난 백년약수터다. 백년약수는 바위틈에서 샘솟는 옹달샘으로 신기하게도 먼지 하나 떠있지 않고 물이 맑고 깨끗하다. 게다가 막 냉장고에서 꺼냈다고 해도 믿을 만큼 굉장히 시원하고 물맛이 달다 못해 꿀맛이다. 양평 주민들이 백운봉을 자주 찾는 이유가 이 약수 때문이 아닐까 싶다.

▲ 헬기장에서 능선을 따라 백운봉으로 향하는 길.
▲ 백운봉은 위험한 구간마다 로프와 계단이 설치돼 크게 위험하지 않다.

▲ 정상 부근 바위지대는 계단길로 이어지는데 조망이 좋은 곳마다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벌컥벌컥 물배를 채우고 정자에 늘어져있자니 벌써 정상에 다녀온 한 등산객이 약수터에 들어선다. 그는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한 취재팀에게 “헬기장부터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진 길은 그늘이 없어 더 힘들 수 있다”며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불리는 백운봉은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양평군과 남한강 일대 조망 뛰어나
산을 오르다보면 한 걸음의 힘을 알게 된다. 물통에 시원한 백년약수를 가득 채우고 다시 산길을 오르니 헬기장이 지척이다. 헬기장에 서면 바로 앞에 정상부가 바위로 이루어진 우람한 백운봉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능선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길과 좀 더 평탄한 우회로 중 선택할 수 있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넉넉잡아 1시간. 워낙 산이 높은 탓에 이제 막 무리지어 피어난 진달래와 야생화가 뒤늦은 봄을 선사한다.

▲ 백운봉 정상. 정상석 뒤로 용문산 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 백운봉 산행 기점인 새수골.

정상 부근 바위지대는 계단길로 이어져 위험하지 않다. 워낙 조망이 좋다보니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른다. 해발 940m. 푸른 하늘과 맞닿은 백운봉 정상은 힘들게 발품을 팔아 올라온 만큼 시원한 조망을 선물로 내어준다. 작은 전망대가 마련된 정상에는 백두산에서 가져온 통일석과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석을 지나 북쪽을 바라보면 용문산 산줄기가 눈앞에 그려진다.

멀리 방송국 중계기지국과 군사시설 등이 들어선 봉우리가 바로 용문산 정상으로 하산까지 3~4시간 정도 더 걸어야 한다. 그보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백운봉에서 구름(白雲)처럼 잠시 쉬었다 내려서는 것이 좋겠다. 사나사나 연수리로 하산하는 코스는 용문산자연휴양림으로 원점 회귀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린다. 두리봉을 거쳐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은 30분~1시간 정도 더 걸린다.

▲ 양평군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용문산자연휴양림은 사나사와 함께 백운봉 들머리로 많이 이용된다.

▲ 폭포와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산로 초입의 데크길.

▲ 백운봉 등산로와 이어진 양평쉬자파크의 다랑이논. 쉬자파크는 내년 상반기 개장 예정이다.
▲ 물이 맑고 시원해 탁족을 즐기기 좋은 백운봉 등산로 입구의 계곡.


백운봉 길잡이
용문산자연휴양림~백년약수~헬기장~정상 원점회귀 코스는 약 4.8km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까지 계속 가파르게 치고 오르기 때문에 초보자나 어린 아이들에게는 힘든 코스다. 함왕봉~장군봉~용문산(가섭봉)~용문사로 잇는 코스도 체력소모가 크고 총 산행시간만 7시간 이상 걸린다.

▲ 백운산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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