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는 논농사 강에는 거랭이질
올 봄, 두서없던 날씨 탓에 매실 작황이 좋질 않아 하동군에서는 자연재해로 인정해달라고 건의를 했다고 한다. 매실농사로 손꼽히는 하동, 광양땅이지만 지구온난화로 머지않아 매실농사도 더 북쪽지방으로 옮겨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월의 강마을 들판은 농사 준비로 바빠진다. 논을 가는 트랙터 곁에 먹이를 찾는 왜가리들이 종종걸음 치는, 강마을의 오월은 논농사만 바쁜 게 아나다. 강농사인 재첩잡이도 시작된다.
언젠가 나도 호기심에 재첩작업을 해보았는데, 두어 번 거랭이질을 하고는 나자빠지고 말았다. 보기는 쉬워 보이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요령이 생기면 좀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재첩잡이의 고된 노동을 알고 나니 재첩국 한 그릇도 새삼스러웠다.
오늘도 출근길에 잠시 강가에 내려 강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재첩은 산란기인 5, 6월에 향이 짙고 좋다니 지금이 딱 제철이다. 재첩국 핑계 삼아서라도 섬진강에 한 번 다녀가시기를.
김인호 | 시인·시집 <섬진강 편지> <꽃 앞에 무릎을 꿇다>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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