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찍Goㅣ파인더에 봄꽃 담기
찍고 찍Goㅣ파인더에 봄꽃 담기
  • 글 사진 채동우 기자
  • 승인 2013.06.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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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가지만 사진은 남는다

▲ 벚꽃의 경우 군락이 아닌 따로 떨어져 나온 일부를 찍으면 깔끔하고 집중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짧게 피고 사라지는 봄꽃. 올해에는 후회없이 멋지게 담아보자.
겨우내 회색 세상이 끝나고 볼 것 많아지는 계절, 그래서 이름도 봄. 봄날의 볼거리 중 최고는 누가 뭐래도 꽃이다. 꽃은 푸른 잎과 달리 피는 시기가 길지 않다. 그렇잖아도 짧기만 한 봄, 봄 보다 빠르게 피고 지는 꽃들. 그 꽃을 사진으로 남기지 않으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서자. 내가 찍고 내가 봐도 놀라는 꽃사진 찍는 법, 어렵지 않다.

꽃사진도 인물사진이다
화사하게 군락을 이룬 꽃을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잃는다. 눈에 보이는 모든 꽃을 한장의 사진에 눌러담고 싶은 욕망에 눈이 멀어 줌렌즈 링을 최대 광각으로 돌려 멀찌감치 서서 신나게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묘한 허탈감이 엄습한다. 꽃사진은 꽃사진인데 시선이 집중되는 맛도 없고 밍밍한 풍경사진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꽃사진도 인물사진이다, 라고 생각하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일단 대부분의 꽃 개체는 사람의 얼굴보다 훨씬 작다. 그 꽃을 제대로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광각렌즈보다는 50mm 표준화각 이상 렌즈가 낫다. 전체를 모두 담아야 겠다는 욕심은 과감히 접자.

채기자의 Tip
특정 공간의 몇몇 개체 앞으로 다가가 프레이밍 해야 그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더더군다나 광각렌즈는 그 특성상 같은 조리개값, 같은 거리라 해도 심도가 깊게 표현되어 특정 꽃송이만 부각시키기 힘들다. 꽃도 얼굴이다. 그러니 그 얼굴 하나하나를 아름답게 찍겠다고 마음먹어보자.

▲ 역광에서 촬영하면 맑고 투명한 느낌의 꽃잎을 찍을 수 있다.

아련한 봄, 아련한 뒷 흐림

봄맛은 자극적이지 않다. 아련하고 보드랍고 따사롭다. 봄날에 피는 꽃들도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 꽃을 아련한 느낌으로 찍을 수 있을까. 일단 f1.8 이상의 밝은 렌즈를 최대 개방으로 사용해보자. 그정도 조리개 값이라면 비교적 저렴한 표준화각의 단렌즈 구매도 가능하다. 최대개방 촬영은 화질 저하 등의 문제로 일반적인 풍경 사진을 찍을 때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꽃사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소프트 필터를 이용한 지나치게 흐릿한 사진이 아닌 적당히 부드러운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기자의 Tip
렌즈 조리개 최대 개방에 더불어 0.5~0.7스톱 정도 노출을 오버시켜보자. 카메라가 일러주는 정노출이 모든 상황에서 옳은 것은 아니다. 꽃을 화사하게 찍기 위해서는 노출 오버도 정답이 될 수 있다. 어댑터를 이용해 올드렌즈로 사진을 찍는 수고를 더한다면 더욱 아련한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최대개방과 노출오버를 더한 사진. 일반적인 풍경사진에서는 기피하는 방법이지만 꽃사진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 여러종류의 꽃이 피어 있는 꽃밭. 산만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심도 표현을 통해 집중도를 높였다.

스마트폰도 훌륭한 카메라가 될 수 있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곳곳에 핀 봄꽃을 만났을 때, 그 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 때, 유일한 대안은 휴대전화 카메라다. 특히 요즘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의 경우 사진 뿐 아니라 그 자리에서 보정이나 편집도 가능하니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꽃사진을 찍을 때에도 일단 바짝 다가서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꽃을 평면적으로 찍기 보다는 앞이나 뒤에 다른 사물이나 풍경을 두면 꽃을 부각시킬 수 있다.

채기자의 Tip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미지센서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얕은 심도의 사진찍기는 불가능하지만 일반 카메라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면 약간의 심도표현은 가능하다. 특히나 꽃은 사람 얼굴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바짝 다가가 찍어도 꽃의 전체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이용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스마트폰도 접사하듯 가까이 초점을 잡으면 어느정도 뒷흐림이 가능하다. 뉴아이패드로 촬영.

▲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에는 화면에 잡힌 꽃을 터치해서 초점 및 노출을 제대로 잡는 게 좋다.

꽃은 바닥에 떨어져도 예쁘다
나무에 핀 꽃만 아름답지는 않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꽃도 예쁘고 심지어는 바닥으로 떨어진 꽃과 꽃잎도 아름답다. 그렇다면 낮은 곳에 있는 꽃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멀뚱하니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사진을 찍으면 아무 감흥이 없는 결과물만 나올 뿐이다.

이럴때는 눈높이를 맞춰야 사진이 산다. 최대한 카메라의 높이를 낮춰 구도를 잡으면 꽃 뒤로 펼쳐진 배경까지 멋지게 담아낼 수 있다. 나무에 달린 꽃은 딱히 특별한 배경이 없어 비슷한 사진이 많이 나오지만 땅위의 꽃들은 여러 배경으로 개성있게 찍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채기자의 Tip
요즘 생산되는 디카 중 상당수가 지원하고 있는 틸트액정 기능을 사용하면 바닥에 엎드리듯 불편한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액정화면을 90도로 올리기만 하면 키보다 아래에 있는 대부분의 피사체를 훨씬 효율적인 자세로 프레이밍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카메라 렌즈가 위로 향하도록 하고 액정만 들어올리면 안정적인 자세로 키보다 높은 곳에 있는 피사체를 찍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아까시나무에 초점을 맞췄지만 배경이 된 꽃잎이 주인공이다.

▲ 꽃은 사람 얼굴보다 훨씬 작은 피사체이므로 바짝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화면을 벗어나지 않는다. 뉴아이패드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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