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가 오른다ㅣ고창 선운산
박기자가 오른다ㅣ고창 선운산
  • 글 박소라 기자 | 사진 박경섭 프리랜서
  • 승인 2013.05.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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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산행의 즐거움 당신은 ‘알랑가몰라’
관리사무소~수리봉~낙조대~천마봉~용문굴~선운사…약 6km 5시간

▲ 낙조대 가는 길에 만난 전망바위. 눈앞에 선운산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 선운사 동백꽃을 보며 즐거워하는 3050산으로산악회 박선애·윤종기 회원.
혼자 하는 산행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하는 산행은 즐거움과 행복이 배가된다. 이 좋은 봄날엔 더욱 그렇다. 혼자라면 떨어지는 꽃잎도 슬프게만 느껴질 터. 그래서 봄맞이 산행에 특별한 단체손님을 초청했다. 바로 산이 좋아 하나로 똘똘 뭉친 3050산으로산악회(www.3050산으로.kr)다. 회원 간 단합을 으뜸으로 꼽는 이 산악회는 산행공지를 띄우면 버스가 만석이 될 만큼 회원 활동도 활발하다.

그들과 함께 봄맞이 산행지로 떠난 곳은 고창 선운산이다. 전국적으로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하지만 고창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쨍한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운산은 선한 사람들에게 운이 좋은 산”이라던 이한복 회장의 농담이 참말인 듯싶다.

산행에 앞서 둥글게 모여선 회원들은 대장을 맡고 있는 연극배우 송영호씨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하하호호 웃으며 서로의 등을 두들겨주는 3050산으로산악회의 모습이 어찌나 재미나보였는지 지나가는 아이들까지 덩달아 끼어들었다.

“오늘 산행은 마이재를 거쳐 주봉인 수리봉(336m)에 먼저 올라갑니다. 여기서 소리재로 올라가 낙조대를 둘러본 뒤 용문골로 하산해 선운사로 내려서게 됩니다.”
미리 답사팀을 꾸려 선운산을 다녀온 이한복 회장이 간단하게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이 회장은 “원래 가장 높은 경수봉(444m)을 거치는 코스를 계획했으나 실제 답사를 해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볼거리가 많은 짧은 코스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꼼꼼히 코스를 체크한 답사팀 덕분에 시간은 물론 체력소모까지 훨씬 단축된 셈이다.

▲ 문화재매표소 앞 공터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서로의 등을 두들겨주는 3050산으로산악회.

▲ 마이재 올라가는 길에 넘어진 회원의 얼굴에 아픔보다 웃음이 가득하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 하나. 지도를 암만 들여다봐도 선운산이란 글자를 찾아볼 수가 없다. 본래 산 이름이 도솔(兜山)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선운사 일주문 현판도 ‘도솔산 선운사’고, 주봉인 수리봉도 도솔산으로 함께 불린다고 한다.

선운사·낙조대·용문굴 등 볼거리 가득
선운사 일주문까지 일렬로 도열한 벚나무는 새하얀 꽃망울이 툭툭 터지기 시작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진다. 신기한 모습의 송악과 일주문을 지나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석상암까지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본격적인 산행은 석상암에서 마이재로 올라서는 된비알로 시작된다. 앞서가던 송영호씨는 “이 구간만 지나면 힘든 길이 하나도 없어”라며 회원들을 격려한다.

선운산은 도토리 키재기 하듯 300~400m 높이로 늘어선 산들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다. 주봉인 수리봉은 공간이 좁고 조망이 없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수리봉을 지나면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조망이 뛰어난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 아래 선운사는 물론 멀리 대죽도와 소죽도가 떠 있는 푸른 바다도 바라보인다.

▲ 선운사 일주문까지 일렬로 도열한 벚꽃나무를 감상 중인 회원들.
▲ 주봉인 수리봉을 지나면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조망이 뛰어난 능선길이 이어진다.

수리봉에서 참당암까지 내려서는 데는 20분, 다시 소리재까지 오르는 길은 20분 정도 걸린다. 소리재에서 용문골을 거쳐 바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발품을 팔면 선운산 절경으로 꼽히는 낙조대와 천마봉이 멋진 풍경을 선사해준다. 낙조대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최상궁이 자살했던 곳으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올라 바라보는 고창 앞바다의 낙조가 가히 장관이라고 한다.

하산길도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거대한 바위 밑으로 파인 용문굴은 <대장금>에서 장금의 엄마가 죽음을 맞이한 곳이다. 도솔암에 이르기 전에는 깎아지른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보물 제1200호)을 먼저 만나게 된다. 배꼽 속에 숨겨진 비결이 세상에 나오는 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고 중생을 구제한다는 전설의 부처다. 그 비결을 꺼낸 이는 1893년 동학접주 손화중으로, 이듬해 동학농민혁명이 전라도를 휩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아찔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낙조대.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고창 앞바다의 낙조가 가히 장관이라고 한다.
▲ 산행을 마친 뒤 도착한 순서대로 줄을 서서 뒤이어 도착한 회원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독특한 인사로 마무리를 짓는 3050산으로산악회.

장사송과 진흥굴을 지나면 곧 선운사다. 선운사 하면 역시 동백이다.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숲은 전국에서도 손꼽힌다. 고창 출신 미당 서정주부터 수많은 시인이, 그리고 가수 송창식도 선운사 동백을 애절하게 노래하기도 했다.

그런데 3050산으로산악회 회원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툭툭 눈물 흘리듯 진다는 동백꽃도 애처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산행을 마친 뒤 도착한 순서대로 줄을 선 그들은 뒤이어 도착한 회원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며 독특한 인사로 마무리를 짓는다. 다함께 구호를 외치며 신나게 박수를 치는 이들에게서 엔돌핀이 쏟아진다. “얼씨구 짝짝짝! 절씨구 짝짝짝! 지화자 짝짝짝! 좋구나 짝짝짝! 좋~다 산으로!”
혼자 산에 다니면 이 재미를 맛봤을지 ‘알랑가몰라’.

▲ 혼자 하는 산행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하는 산행은 즐거움과 행복이 배가된다.
▲ 선운산은 도토리 키재기 하듯 300~400m 높이로 늘어선 산들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다.

▲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의 엄마가 죽음을 맞이했던 용문굴.
▲ 선운산의 주봉인 수리봉은 옛 이름인 도솔산이란 이름으로 함께 불린다.

▲ 선운산 천마봉에 오른 3050산으로산악회 회원들의 기념사진.

선운산 산길 안내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은 경수봉·수리봉·국사봉(견치산·개이빨산)·천마봉·청룡산·국기봉 등 300~400m의 산들이 U자형을 이루고 있다. 선운사를 들머리로 진흥굴~도솔암~마애불~용문굴~낙조대~천마봉~도솔암~선운사 코스는 약 4.7km 3시간쯤 걸린다. 곧장 마이재로 올라 수리봉~참당암~소리재~낙조대~천마봉을 경유하는 왕복코스는 6.1km, 5시간 소요된다.
 
경수봉에서 시작해 수리봉과 국사봉, 청룡산 등 능선을 종주하는 코스는 가장 난코스로 꼬박 하루가 걸린다.
선운사 동백꽃이 후드득 떨어지는 광경을 보려면 4월 말경에 찾는 것이 좋다. 문화재관람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단체 30인 이상은 각각 2500원, 1500원, 800원.
문의 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60-8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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