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절 침낭은 다운 침낭이 부피와 무게에 있어 월등히 유리하고, 여름 침낭은 다운과 합성 간의 부피와 무게가 크게 차이가 없으므로 합성 침낭이 경제적이다.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두툼한 겨울 침낭은 이제 보관 백에 넣어 잘 쟁여두고, 가벼운 침낭을 펼칠 때가 되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침낭은 역시 삼계절 침낭입니다.

침낭은 통상 여름과 삼계절(봄 여름 가을), 사계절(봄 여름 가을 겨울)로 분류되는데, 이중 삼계절 침낭의 경우 약 영하 6~영상 20도의 폭넓은 기온에서 사용할 수 있어 봄부터 초겨울까지 두루 쓰입니다.
그럼 최적의 삼계절 침낭을 선택하는 요령을 알아볼까요?

1. 충전재- 다운이냐 합성이냐
일반적으로 다운의 최고의 장점은 가벼운 무게와 우수한 압축력으로, 작은 부피로도 높은 보온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가격이 비싸고 습기에 취약하며, 젖은 상태에서는 보온력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합성 충전재는 습기에 강하고, 부피와 무게가 다운보다 증가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수준의 내한온도를 가집니다.

요사이에는 다운 표면에 고분자를 입혀 소수성(hydrophobicity, 물과 접촉 시 잘 스며들지 않는 성질)을 주어 습기에 약한 단점을 보강한 드라이다운(Dridown)이나, 다운의 특성에 최대한 근접시켜 기존 합성 충전재의 부피를 감소시킨 프리마로프트(Primaroft) 소재 등이 서로의 단점을 극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면으로 본다면, 다운 침낭이 합성 침낭보다 비싸며, 다운 역시 오리털보다는 거위털이, 필파워 수치가 높은 다운을 사용할수록 가격이 상승됩니다. 그러다 보니 침낭의 무게는 가격과 거의 반비례 합니다. 다시 말해 가벼울수록 비싸며, 무거울수록 저렴해집니다. 또한 같은 다운 침낭이라 할지라도, 충전된 다운의 종류와 품질에 따라 가격과 기능적인 차이가 큰데, 통상 삼계절 다운 침낭의 충전량은 400~600g 정도이며, 필파워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적은 충전량으로도 동일한 내한온도를 맞출 수 있습니다.

▲ 합성 침낭과 다운 침낭의 관계 그래프.

따라서 본인의 캠핑스타일이 차량을 이용한 오토캠핑을 위주로 하고, 침낭으로 인한 비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합성 침낭이 합리적입니다. 반면 미니멀 캠핑과 백패킹을 주로 즐긴다면, 다운 침낭을 선택하는 것이 부피와 무게에 있어 더 유리합니다. 특히 이동거리가 긴 경량 백패킹(BPL)을 위해서라면 800필파워 이상, 총무게 1.2kg 미만의 고급 다운 침낭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BPL은 장비의 경량화와 고급화만을 전제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짐과 음식 등을 줄이자는 철학적인 의미도 큽니다.

다운과 합성의 특징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기온이 높을수록 다운과 합성의 부피나 무게 차이가 적어진다는 점입니다. 반면 날씨가 추워질수록 같은 내한온도를 가진 두 침낭의 부피와 무게는 현격히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사계절 침낭은 다운이 부피와 무게에 있어 월등히 유리하고, 여름 침낭은 다운과 합성 간의 부피와 무게가 크게 차이가 없으므로 경제적인 합성 침낭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침낭은 역시 삼계절 침낭이다.

2. 겉과 안감 천- 경량이냐 기능이냐
침낭의 패브릭은 다운 프루프(downproof)와 촉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경량 침낭의 경우 10~40 데니어의 경량 소재를 사용하며, 얇은 소재를 사용할수록 가볍고 촉감이 부드럽습니다. 반면 너무 얇게 할 경우 발수 기능이 떨어져 결로나 우천 시에 잘 젖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윈드스토퍼(windstopper)나 퍼텍스 쉴드(Pertex shield) 같은 소재들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기능성은 우수하지만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삼계절 침낭 보다는 주로 고급 동계 침낭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단 구입 전 몸에 닿는 안감은 직접 만져보고 최대한 부드러운 느낌을 가진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퍼텍스(Pertex) 중에서도 퀀텀(Quantum) 소재는 촉감이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조직이 치밀하여 털 빠짐이 적고, 패킹 시 압축을 해도 구김이 적어 많은 메이커에서 채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