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Autocamping | Campsite 양평 산귀래캠핑장
Let’s Autocamping | Campsite 양평 산귀래캠핑장
  • 글 강다경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5.27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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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감 들고 오세요”

▲ 이전에 수목원이었다. 그래서 나무가 많다. 사진 산귀래캠핑장.

네모지게 구획진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체득하고 싶을 때 캠핑을 간다. 까막딱따구리가 집을 짓고 살 만큼 생생한 자연을 맛볼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다. 곳곳에 숨어있는 야생화 찾아보는 재미만으로도 하루가 후딱 지나갈 곳이다. 300m 근방의 별서에는 이전에 수목원이었던 자취를 담뿍 담고 있는 온실도 있다. 돌아다니면 눈이 맑아지는 산귀래캠핑장을 소개한다.

▲ 캠핑장을 찾아갔을 때 멸종위기 2급 천연기념 보호종 까막딱따구리가 집을 짓고 있었다.

노란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산귀래캠핑장에 봄이 올 거라고 귀띔 중이었다. 평지보다 지대가 높아 아직은 바닥에 야생화만 피었지만, 캠핑장에는 봄보다 먼저 찾아온 손님이 있었다. 까막딱따구리다. 까막딱따구리가 잣나무에 둥지를 트느라 부산했다. 다른 까막딱따구리 한 마리가 무언가 외치며 날아들었다. 까막딱따구리는 멸종위기 2급 천연기념 보호종이다. 산귀래지기 이백길 실장은 “농약을 많이 치지 않기 때문에 동물 환경이 좋다”고 일러줬다. 어치가 나무 사이를 날아다녔다. 바닥에는 노루귀, 복수초가 펴있다. 가는 곳마다 두릅과 줄사철 등 이름만 알던 식물이 나 여기 있다고 손짓한다.

▲ 사이트는 노지인 곳도 있고 파쇄석을 깐 곳도 있다.
▲ 300m 거리 별서에 있는 온실에서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

▲ 이백길 실장은 “농약을 많이 치지 않기 때문에 동물 환경이 좋다”고 했다. 사진 산귀래캠핑장.

산귀래캠핑장은 양평군 양서면 목왕리에 있다. 캠핑장 부지는 22,000평이다. 박수주씨가 사설 수목원을 운영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2011년 캠핑장으로 문을 열었다. 그래서 도심에서는 마주치기 힘든 꽃이며 식물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캠핑장에서 300m 정도 올라가면 별서가 있다. 별서 온실에는 짙은 보라색 클레마티스, 화사한 핑크빛 부겐베리아가 환하다. 맨발로 누워있고 싶은 잔디밭이 드넓고, 밭에는 양귀비를 가꾸고 있다. 산에서 고라니가 내려와 이를 쫓기 위해 진돗개 네 마리를 별서에 뒀다. 박수주씨가 염색을 하고 바느질 한 작품은 별서 건물 1, 2층에 전시돼 있다. 이백길 실장이 도자기를 굽는 도예공방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손수건 염색 체험이나 어른을 위한 염색 특강이 열릴 때도 있다.

▲ 이백길 실장이 도자기를 굽는 도예공방이 별서에 있다.

캠핑장은 텐트 30동을 수용할 수 있다. 여유롭고 조용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진입하자마자 초입에 있는 사이트에는 파쇄석이 깔려 있다. 위쪽 노지에 텐트를 칠 수도 있다. 식물원을 하며 쉼터로 이용하던 곳 옆 사이트는 산귀래 캠핑장의 자랑거리다. 오붓한 그늘을 만들어주며 화로대를 준비하지 않아도 불을 피울 수 있는 화로가 있다. 쭉 뻗은 밤나무, 참나무, 잣나무로 눈이 환해진다.

▲ 할미꽃이다.

▲ 복수초에 꿀벌이 앉았다. 살아있는 자연이 산귀래에 가득하다.
▲ 산귀래캠핑장 여기저기 다양한 꽃이 보여 꽃만 찾아다녀도 하루가 다 갈 것 같다.

산귀래캠핑장에는 살아있는 자연이 있고 캠핑장도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줄을 긋고 구획 지어놓은 틀이 없다. 캠퍼들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나물을 사다주거나 택배로 붙여주는 캠퍼도 있을 정도다. 이천으로 토종닭을 같이 사러 가기도 했다. 캠핑장에서 닭을 키워 유기농 계란을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예전에 카페로 운영하던 곳에는 캠퍼가 맡겨두고 간 텐트와 짐이 쌓여있다. 앞으로 카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 중이며 사이트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 식물원을 하며 쉼터로 이용하던 곳 옆 사이트는 화로대를 준비하지 않아도 불을 피울 수 있는 화로가 있다.

▲ 박수주씨가 염색하고 바느질 한 작품이 별서 건물에 전시돼 있다. 캠핑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손수건 염색 체험이나 어른을 위한 염색 특강이 열릴 때도 있다.

▲ 박수주씨가 만든 도자기가 전시돼 있다.

▲ 관리실 외부
▲ 장작

▲ 관리실 내부
▲ 샤워실

▲ 화장실
▲ 개수대

박수주 산귀래캠핑장 대표
“좋은 환경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요새는 까막딱따구리 보는 재미로 살아요. 구멍을 한동안 파고 청소하고 옆에서 암놈이 울기도 하고요.”
산귀래캠핑장은 예전에 수목원이었고 그 전에는 사슴장이었다. 여기저기 수목원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만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식물도감을 한 권 들고 간다면 온종일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박수주 대표는 별서에서 정원과 온실을 가꾸며 수필을 쓰고 천연염색을 하고 규방공예를 하고 도자를 만들기도 한다.
“집안을 거덜내겠다 싶어 수목원을 관두고 한동안 그냥 지냈는데, 지인이 캠핑장을 해보라고 했어요. 이 좋은 자연환경을 공유할 수 있다면 뿌듯한 일이지요. 캠핑장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요. 자연이야말로 천지의 으뜸가는 문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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