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섬진강길 Act ③ Camping
Backpacking|섬진강길 Act ③ Camping
  • 글 강다경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4.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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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울리는 강 건너 종소리

▲ 빛과 울울한 소나무 그늘이 어우러지며 봄밤의 분위기를 더한다.

종소리에 눈이 떠졌다. 묵직한 소리는 절 경내에 있는 듯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하동 송림공원 캠핑장이다. 강 건너에서 울리는 예불을 알리는 종소리. 건너는 전라남도 광양이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라도와 경상도가 나뉜다. 인간의 경계와 관계없이 종소리는 쉽사리 두 도의 고요를 깨운다.

이른 초봄이라 하동 송림공원 소나무밭 아래 둥지를 튼 텐트는 세 동뿐이다. 우리의 텐트 두 동과 그림 그리는 캠퍼의 텐트. 어둠이 내려앉은 뒤로는 모래밭도 솔숲도 고요하다. 빛이라고는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이 전부, 시인 김소월이 엄마와 누나에게 강변 살자고 했던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은 강변으로 새벽 예불을 알리는 소리가 울린다.

▲ 봄 딸기와 드립 커피는 환상의 궁합.
▲ 봄은 밤이 절정이라, 어둠이 들어도 텐트 안은 부산하다.

빛이 들면, 봄을 실어 나르는 남부지방의 다사로운 햇빛이 섬진강 강물에 물비늘을 띄우고 남도 여기저기 꽃을 피우리라. 하동, 광양, 구례 근방마다 매화에서 산수유, 벚꽃에 이르는 봄의 비명을 꽃잎마다 틔우다 위쪽 지방으로 그 환한 함성을 전해가리라. 텐트 안에 누워있는 몸이 봄 생각으로 뒤챈다.

▲ 짜파구리 정도는 먹어줘야 백패킹의 완성.

▲ 잔디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소나무 숲을 거닐다.

어디를 걷느냐에 따라 발걸음의 템포도 달라진다.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가 짊어진 짐의 무게보다도 그가 발을 디디고 있는 땅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마음의 다른 사람일 수 있다. 

▲ 쌀쌀한 저녁인데도 섬진강 풍경을 놓칠 수 없어 바깥에 머물렀다.

▲ 300년이 넘은 소나무가 빽빽한 하동 송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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