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OUTDOOR|Nord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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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채동우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3.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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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성여중서 국내 첫 학교수업 선정…세살 걷기 버릇 여든까지 간다

▲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박상신 회장과 보성여중 학생들.

걷기 열풍이 봄기운을 타고 학교에까지 불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보성여중서 노르딕워킹 강습이 실시된 것. 창의적 체험활동 중 하나인 ‘스포츠 클럽’ 클래스의 일환으로 지난 3월 15일에 첫 수업이 실시 됐으며 매주 금요일 4교시, 한 학기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강의는 박상신 한국노르딕워킹협회 회장이 직접 맡아 진행한다. 이번 강습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정규 수업시간을 할애해 학교에서 노르딕워킹을 가르치는 것은 국내에서는 최초다.

▲ 노르딕워킹 수업을 받는 학생은 20명 정도. 이날은 다른 학생들도 수업을 관람했다.

운동량 적은 학생들에게 딱
보성여중서 진행 중인 ‘스포츠 클럽’수업은 스포츠댄스, 배드민턴 등의 체육 활동이 준비돼 있으며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지원해 한 학기 동안 배우며 활동하게 된다. 노르딕워킹 수업은 20명의 학생이 신청 했다. 첫 수업을 통해 노르딕워킹에 대한 배경과 간단한 이론을 배운 학생들은 3월 22일 두 번째 강습 시간에 처음으로 스틱을 잡았다. 수업 시간에 실습 장비로 준비된 스틱은 레키의 트래블러 숏. 이번 수업을 위해 학교에서 직접 모든 장비를 구매했다. 노르딕워킹 수업을 계획한 학교의 장기적인 안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각자의 신체조건에 맞게 스틱 길이를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 길이 조절은 자신키에 0.68을 곱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적당 하다.

이번 수업에 직접 강사로 나선 박상신 회장은 노르딕워킹이 생소한 어린 학생들을 위해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노르딕워킹은 지팡이 짚듯 스틱을 짚으면 안돼요. 스키를 탄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앞으로 미는 느낌으로 스틱을 사용하는 겁니다.”
책상 앞에 앉아 하루 일과 대부분을 보내고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는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자세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박자감을 익히면 조금 수월해집니다. 스틱을 이용해서 걷는 게 어색할 수 있지만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리듬을 타면 쉽게 따라할 수 있어요.”

박 회장은 학생들 옆에서 자세를 잡아주며 꼼꼼하게 강습을 진행했다. 스틱을 잡은 지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비록 어색한 자세로 운동장을 걸었지만 재미를 느끼고 열심히 따라하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른들에 비해 나이가 어리니 더 건강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학교와 학원, 집을 왔다 갔다 하는 그 몇 걸음 외에 몸을 움직이는 일이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되물으며 “노르딕워킹은 신체 근육의 90%를 사용하는 만큼 운동량이 적은 학생들에게 꼭 맞는 운동법”이라고 강의에 나서게 된 배경을 밝혔다.

▲ 박상신 회장의 코칭하에 노르딕워킹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 스트랩으로 손을 고정시킨 후 손을 펴고 자연스럽게 걷는 연습 중인 학생.
“손바닥에서 땅이 느껴져요”

스틱에 너무 신경을 쓰면 오히려 제대로 된 자세가 잡히지 않는 법이다. 학생들은 스트랩으로 손을 고정시킨 후 손을 쫙 펴고 자연스럽게 걷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때 폴은 팔의 움직임에 따라 지면에 닿게 되고 손바닥은 자연스럽게 폴을 바닥에 찍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일반적인 걷기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느낌을 체험하게 된다.

이번 수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2학년 조미현 학생은 “처음에는 몰랐는데 걷다보니 갑자기 손바닥이 땅에 닫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스틱을 쥐고만 있었다면 절대 몰랐을 것”이라면서 “다른 운동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이었다. 스틱을 사용해 노르딕워킹으로 걸으면 재미도 있고 걷는 자세도 바르게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실제로 노르딕워킹은 자세 교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면을 바라보며 상·하체를 고르게 사용하는 노르딕워킹 자세는 척추기립근과 광배근 등을 발달시켜 척추를 바르게 펴주기 때문이다. 오십견이 왔거나 무리하게 골프나 마라톤 같은 운동을 해서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노르딕 워킹을 권하는 이유다. 평상시 구부정한 자세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도 적합하다.

▲ 노르딕워킹을 할 때 리듬을 타면 어색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특히 걷기 습관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걷기가 이토록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걷기 습관을 가르치거나 자세교정을 위한 실습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는 거의 전무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노르딕워킹을 학교 수업으로 끌고 온 보성여중의 과감한 실천은 진짜 교육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다.
 

Mini Interview
구선영 보성여중 담당교사

“올바른 자세가 좋은 성적을 냅니다”
보성여중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노르딕워킹을 배우게 된 배경에는 구선영 선생님이 있다. 평소 걷기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르딕워킹을 알게 됐다고. 처음에는 혼자서 스틱을 구매해 노르딕워킹을 즐길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배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수업으로 편성했다고 한다.
구선영 선생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 위해서라도 건강관리는 중요하다. 체력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는 법”이라며 “오랜 시간 교단에 서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노르딕워킹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자세를 되찾고 건강도 좋아지길 기대한다”고 수업의 배경을 밝혔다.
“수업시간에 자세가 틀어진 학생들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공부뿐만 아니라 뭐든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그만큼 자세는 모든 일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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