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고 퍼주고 감싸는 넉넉한 마음
▲ 만경강이 흘러드는 대아호. |
▲ 공기마을 편백나무숲. |
완주는 담백하다. 담백한 사람이나 사물은 처음엔 눈길을 끌지 못하지만 나중에 그 진가가 드러나는 법. 그래서 허세에 지친 사람들은 담백함을 찾기 위해 완주에 온다. 완주의 풍경과 음식은 요란하지 않다. 산은 높지만 사람에게 위압적이지 않고 음식은 자극적이지 않다. 채식전문 농가레스토랑 아하라가 차려주는 소박한 밥상은 정신마저 충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완주에서 자라는 곡식과 채소로 만든 이 밥상은 남다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완주여성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사업이기 때문이다. 해서 요즘 밖에서는 맛보기 힘든 어머니 같은 정성이 밥 한 그릇에 온전히 담겨 있는 것이다.
담백함은 생명이다. 생명은 근원을 품고 있다. 완주는 호남평야의 젖줄 만경강이 발원하는 땅. 동상면 사봉리 밤티마을의 밤샘에서 시작되는 만경강은 드넓은 곡창지대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근원은 어머니의 품. 내주고 퍼주고 감싸는 게 이 땅 어머니들의 속성이라면 완주는 그런 원형질과 닮은 것이다. 해방 이후 완주는 수차례에 걸쳐 조금씩 자기 품을 인근에 떼어주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며 여행객들을 반기는 완주. 겨울에서 봄으로 힘겹게 넘어가는 만경강을 보노라면 어떤 숭고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 무궁화. 사진제공 완주군청 |
▲ 농가 레스토랑 아하라의 밥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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