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브랜드는 태생이 달랐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우리나라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한국나이롱이 모기업이고, 블랙야크는 등산장비점 동진산악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시 굴지의 기업과 종로통의 가게였던 것이죠. 두 브랜드의 오너도 성장 과정이 다르죠. 한 명은 창업자의 손자이고, 다른 한 명은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해서 성공한 자수성가형 인물이죠.
제가 두 브랜드의 출신 성분을 꺼낸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태생의 차이가 꿈의 질량을 좌우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비전은 비슷합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좋은 회사로 키우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보면 코오롱스포츠와 블랙야크의 꿈은 어느 정도 실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40년을 버텨온 것만으로도 대단하지요. 버티기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이라고는 하지만, 유명 해외 브랜드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웬만한 뚝심과 저력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마흔 살을 흔히 불혹이라고 부릅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혹에 빠지지 말고 더 큰 꿈의 질량을 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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