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내포문화숲길 Act① Prologue
Backpacking|내포문화숲길 Act① Prologue
  • 글 강다경 객원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3.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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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걸음 속에 과거와 미래가 있다

백제가 삼국을 통일하였다면 이란 가정은 덧없는 것일까. 약 1300년 전의 역사가 달라진다한들 지금 우리의 삶이 조금 덜 피곤하거나 조금 더 행복해지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러나 백제 문화에 대해 연구하는 이들은 백제의 섬세하고 세련된 문화가 한반도 최초의 통일 당시 주류를 이루었다면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의 기반도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꿈을 꾼다.

지금은 역사책에만 붙박여 있는 백제, 그러나 분명 한때 융성한 문화의 숨결을 품었던 백제를 느낄 수 있도록 내포 지역에서는 내포문화숲길을 조성 중이다. 내포(內浦)란 아산만, 가로림만, 천수만에 연결된 내륙 하천을 통해 가야산 자락까지 물자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고대 문물의 유입지로 현재는 서산, 홍성, 예산, 당진 등이 여기 속한다.

사단법인 내포문화숲길은 이 4개의 시·군과 수덕사, 중부지방산림청과 협력하여 333km 탐방로를 조성 중이다. 원효 깨달음의 길, 내포 천주교 순례길, 백제부흥운동길, 내포 역사인물길 등 4가지 테마로 나뉘는 내포문화숲길은 과거 이 지역에 융성했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2010년 서산시 운산면 일대에 원효 깨달음의 길 중 일부 구간 6.5km가 시범 조성되었으며, 이 길은 서산시에서 조성한 길과 이어지며 점점 길어지고 있다. 각 시·도별로 길 조성에 힘써 현재 전체 길의 2/3 정도가 완공되었다. 2014년 내포문화숲길의 전모가 드러날 예정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억압된 것은 반드시 되돌아온다’라는 명제를 남겼다. 정신분석학에서 주로 쓰는 말이지만 삶 자체를 통틀어 적용시킬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모든 것이 흘러가버린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딘가에 자취를 남기고 쌓이면 삶으로 되돌아온다. 이 인과의 법칙을 따라 역사는 조금씩 다시 현실 속으로 흘러들어 오고 우리가 삶이란 믿고 있는 이 현실이 곧 미래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우리는 지금 역사를 쓰고 있으며 지금의 발걸음 속에는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져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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