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가 낚는다ㅣ빙어
김기자가 낚는다ㅣ빙어
  • 글 김정화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2.2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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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시리지만 손맛은 짜릿
강화도 황청저수지…2월 말까지 축제 열려

▲ 심진섭씨가 얼음끌로 꽁꽁 언 저수지에 구멍을 내고 있다.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선물을 가져왔다. 저수지가 꽁꽁 얼어야만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다. 얼어붙어 고요한 겨울 호수 위에서 매서운 동장군과 사투를 벌이며 얼음 아래를 유영하는 빙어를 잡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이 구미를 자극한다. 낚싯줄을 넣었다 빼면 줄줄이 낚는다는 풍문을 듣고서 ‘만선’의 꿈을 안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화도 황청낚시터를 찾았다.

빙어를 맞이하는 자세
낚시의 기본 자세는 기다림이지만 먼저 빙어가 자주 출몰하는 ‘핫 플레이스’를 선정하는 것이 먼저다. 1시간 이상 반응이 없다면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 좋다. 날이 추우면 사람도 움직이기 싫어지듯 물고기의 이동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빙어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자리 잡을 곳을 못 찾겠다면 호수의 가장자리보다는 중앙부분에 포인트를 잡자.

황청낚시터 최중찬 대표는 “얼음 위에 눈이 쌓여있으면 빙어 조황이 떨어진다”며 “눈이 없는 곳에 자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빙어가 가장 잘 잡히는 시간대는 오전 7시~10시, 오후 4시∼6시까지며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얼음 구멍은 채비가 들어갈 정도로만 뚫으면 된다. 너무 크게 뚫으면 지나다니다 발이나 장비 등이 빠질 위험이 있다.

그 다음 단계는 바늘에 미끼를 다는 것이다. 기자에게 조업활동 경력이란 계곡에서 족대를 사용한 것이 전부였지만 아이들도 미끼를 달 수 있을 정도로 쉽다.

▲ 추위에 떨며 마시는 뜨거운 커피 한잔은 생명수와 다름이 없다.

▲ 빙어낚시는 미끼로 구더기를 사용한다.

미끼를 단 뒤 아래의 추부터 물속에 넣은 뒤 찌고무를 잡고 높이를 조절해 추가 바닥에 닿도록 한다. 빙어는 오전과 오후에는 주로 바닥에 있어 추를 바닥에 닿게 조절하고 점심 때는 추의 위치를 중간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 찌의 빨간 부분이 수면에 뜨도록 하면 빙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빙어야 내 미끼 좀 먹을래?
추를 내린지 10분 쯤 지나자 심진섭씨가 첫 빙어를 낚았다. 순조로운 출발이라며 줄줄이 빙어가 걸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날 강화도 최저 기운은 영하 19.7도로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이었다. 아무리 껴입고 있어도 가만히 있으니 냉기가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기자는 집중력이 흩어져 괜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잡았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소식 없는 견지대만 꺼냈다 넣었다만 반복했다. 그에 반해 심진섭씨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빙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옆쪽에 자리한 사람들은 줄줄이 낚기 시작했다. 심지어 누가 더 많이 잡나 내기를 하기 시작했다. 심진섭씨는 승부욕에 불타 다른 곳에 얼음 구멍을 뚫어 낚시를 시작했고, 기자는 잘 낚이는 곳 근처의 빈 구멍에서 고패질을 시작했다.

▲ 생으로 빙어를 먹으려는 심진섭씨. 낚시 줄은 빼고 먹읍시다.
▲ 낚시는 집중력이지!

▲ 텐트까지 설치한 분들. 철저한 준비성이 탐났다.

점심때가 되자 주변에서도 빙어 소식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기자의 낚싯대는 미동이 없다. 혹시 빙어들이 미끼만 먹고 간 것이 아닌가 싶어 꺼내보니 미끼는 찬물에 꽁꽁 얼어 있었다. 미끼 탓인듯 해 새로 미끼를 갈아봤지만 역시나 깜깜무소식이다. 행사 관계자에게 어디가 잘 잡히는 포인트인지 물어보자 “눈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날이 너무 추워 빙어의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며 “그나마 눈을 치워둔 곳이 잘 잡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빙어가 잘 잡히는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씩 낚시를 접기 시작했다.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로 날이 춥다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취재진도 점점 손과 발에 감각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낚시를 접기로 했다. 몇 마리나 잡았냐고? 잡은 빙어는 다시 풀어줬다.

▲ 커피내기 썰매VS자전거. 의외로 썰매가 기동력이 뛰어나다.
▲ 바늘에 장갑이 낚였다. 생각보다 빼기 힘드니 조심히 끼자.


빙어낚시 필수품
1. 무릎을 덮어줄 담요 2. 얼음구멍에 살얼음을 건질 뜰채 3. 빙어 낚싯대인 견지대 4. 빙어를 담을 그릇 5. 따뜻한 음료를 담은 보온병 6. 찬바람에서 나를 녹여줄 핫팩 7. 장갑 8. 미끼로 쓸 구더기 9. 얼음 구멍을 뚫을 얼음끌 이외에도 낚시의자 등이 필수다.
황청낚시터는 얼음 위에서 탄 종류를 제외한 가스버너를 사용할 수 있으며 낮에는 텐트 설치도 가능하다. 각 낚시터나 행사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가기 전 확인을 꼭 해 챙겨가자. 낚시는 활동량이 적어 몸에서 쉽사리 열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방한용품이 필수다. 심진섭씨는 “양말을 두 개 신었지만 길이가 짧아 발목이 너무 시리다”며 긴 양말을 신지 않은 것에 아쉬워하며 발바닥에 핫팩을 붙였다.

고패질과 챔질,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고패질은 미끼를 흔들어 빙어를 유혹하는 방법으로 견지대를 위 아래로 약 20cm 정도 살짝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다. 고패질을 반복하다 보면 찌가 살짝 움직이는 순간이 온다. 그 때 낚싯대를 올리는 것을 챔질이라 한다. 이때 주의점은 살짝 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빙어 입은 연하기 때문에 세게 올리면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빙어는 무리를 지어 이동하기 때문에 꾸준히 낚시를 하다 보면 빙어 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제7회 강화빙어축제
황청 저수지에서 열리는 제7회 강화빙어축제는 오는 2월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얼음의 상태에 따라 운영일자는 달라질 수 있다.
입장료는 1인당 5000원이며 초등학생 미만은 무료다. 얼음 미끄럼틀, 썰매, 자전거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 제격이다. 썰매 대여료는 3000원, 얼음 자전거는 5000원, 얼음 미끄럼틀 3000원이다. 행사장 내에 취사장도 운영해 조리도구를 챙겨 가면 직접 잡은 빙어를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숙박시설도 같이 운영하며 수상좌대, 방갈로, 미니펜션, 다인실을 운영하고 있다. 1박시 야간에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수상좌대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4시까지 6만원, 1박 오후5시부터 오전9시까지 10만원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포구로 443번길 90 황청낚시터 010-3459-2266 www.hcfestiv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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