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꽃벼루길|Act⑤ Sledge
정선 꽃벼루길|Act⑤ Sledge
  • 글 이형로 기자ㅣ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2.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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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썰매도 오늘만큼만 달려라

▲ 어김없이 돌아온 경쟁의 시간.

▲ “아악!” 고작 몇 미터짜리 슬로프가 꽤 무섭다.
“아아아~!” 고작 몇 미터 내려오는 데 탄성이 절로 난다. 모두 썰매장 한편에 마련된 슬로프와 뒹굴고 있다. “아아아~!” 소리가 이어진다. 이제 서른을 향해 달려가는 총각들의 입에서 터지는 어린아이 같은 비명. 간만에 모두 신났다.

그때 저 멀리서 웬 기다란 것이 기어온다. 한 명이 썰매를 배에 깔고 얼음 위를 움직인다. 헤엄치는 그것은 흡사 인어(人魚)다. 심해 물고기 마냥 고개를 쳐들고 썰매장을 구석구석을 이리저리 기어 다닌다.

이번엔 셋이 나란히 사로에 서서 경합을 벌인다. 시, 작! 빙판을 찍고 달리는 세 남자의 팔에 RPM이 올라간다. 뭐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단 서면 달려야 하는 법. 몇 번 달리자 머리에서 모락모락 세 줄기 김이 피어오른다.

잘 놀았다. 신나게 밀어 제치고 유쾌하게 달렸다. 모두의 인생 썰매도 오늘만큼만 나아가기를. 이 같은 즐거움과 함께.

▲ “이랴!” 1마력짜리 추진력으로 썰매가 씽씽 달린다.
▲ “어서 와. 이런 썰매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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