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꽃벼루길 Act③ Camping
정선 꽃벼루길 Act③ Camping
  • 글 이형로 기사ㅣ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2.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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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도 못 말린 라면의 유혹

▲ 겨울 산에서 '내집 마련'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출출한데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겨울 눈 위에 텐트를 치느라 덜덜 떨었더니 뜨끈한 국물이 당긴다. 캠퍼에게 있어 라면이란 캠핑의 시작이자 중간이자 끝 아닌가. 캠핑장에 도착해 출출하면 일단 물을 올리고, 캠핑하다 밥하기 귀찮으면 또 올리고, 철수할 때 간편하게 끼니를 때울 때도 보글보글 끓인다.

“윽!” 개울가로 물을 뜨러 간 일행이 차마 못다 지른 비명을 삼킨다. 라면에 대한 열정이 얼음을 녹여버린 것일까. 한쪽 발이 엄동설한의 칼날 같은 물속에 빠졌다. 긴급 상황이다. 겨울 산에서 젖은 발을 빨리 말리지 않으면 금방 동상이다.

▲ 겨울에는 단단하게 언 땅에 팩을 박기 위해 망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엄동설한 날씨에 뜨겁게 넘어가는 면발은 겨울 캠핑의 진수.

하지만 동상도 라면을 향한 욕망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발은 나 몰라라 버려두고 라면부터 흡입한다. 후루룩 후루룩! 라면을 넘긴 뒤에야 스토브를 켜고 양말을 말린다. 고생하는 이 맛이 바로 캠핑 아닌가. 젓가락에 꽂은 양말이 마르면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여행자들의 작은 쉼표 <수정헌>
정선에 방문한다면 가리왕산 입구에 있는 수정헌에 머무는 것도 좋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삶에서의 휴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민박집이다. 서울에서 잡지사 편집디자이너로 일하다 건강을 위해 귀촌한 권혜경씨가 운영한다. 퍼주기 좋아하는 주인장이 내는 정선의 제철 건강식을 맛볼 수 있다.
수정헌 033-563-8860 www.sujunghun.com

 

▲ 젖은 양말을 젓가락으로 꽂아 말리자 그윽한 향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 바닥 한기를 막기 위해 충분히 두툼한 매트를 가져가야 달달 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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