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가 만든다|설피
박기자가 만든다|설피
  • 글 박소라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2.07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스노슈즈…대관령 눈꽃마을 체험 프로그램 운영
“폭신폭신한 눈길 사뿐사뿐 걸을 수 있어요”

▲ 평창군 대관령 눈꽃마을에 가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원조 설피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설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마을 주민 박제동씨(맨 왼쪽).

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사진만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이도 있겠다.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사용하던 설피(雪皮)는 ‘살피’라고도 불렸던 신발로, 눈 쌓인 길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덧신이다.

나무가 주 재료였던 설피는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 같은 소재와 디자인이 개량된 새로운 스노슈즈가 생산되면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하지만 평창군 대관령 눈꽃마을에 가면 전통 방식으로 만든 원조 설피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사용하던 설피. 지금은 소재와 디자인이 개량된 새로운 스노슈즈가 생산되면서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 설피는 다래덤불을 삶아 말려서 만든 타원형의 틀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사로 고정한 뒤 뼈대를 형성한다. 여기에 노끈을 칭칭 돌려가며 감아주면 완성이다.
신발에 덧신는 겨울철 보행수단
대관령 눈꽃마을은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된 황병산 사냥민속놀이가 유래한 곳이다. 몇십 년 전만 해도 마을 사람들은 겨울이면 설피와 전통썰매를 짊어지고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지금은 그 전통과 풍습을 보전하기 위해 똑같은 복장과 도구로 사냥놀이를 재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최종근 이장(57)은 “예부터 사냥을 갈 때면 두루마기에 설피랑 전통썰매, 도시락을 넣어 짊어지고 다녔다”며 “설피를 만들 줄 모르면 사냥도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산에 올라갈 때는 설피를 신고 짐승을 보면 바로 썰매로 갈아타서 좇아갔지요. 짐승들이 도망갈 땐 산을 올라가지 않고 내려가거든요. 눈이 많이 쌓이니까 빨리 도망가지 못해서 썰매를 타면 잡을 수 있었어요.”
설피 만들기는 증조부 때부터 이 마을에 터를 일구고 살았다는 박제동씨(72)가 지도에 나섰다. 그는 “먼저 나무를 베서 삶아 껍질을 벗기고 말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 틀이 되는 나무는 보통 흔한 다래덤불을 많이 쓴다. 물푸레나무도 쓰긴 하지만 나무가 단단해 둥글게 휘기 어렵다고 한다.

“옛날에는 눈이 많이 와서 집집마다 식구 수대로 설피를 만들어 썼지. 40~50년 전만 해도 눈이 4~5m씩 쌓이곤 했거든. 설피가 없으면 옆집도 갈 수가 없어서 가을에 미리미리 만들어둬야 했어.”

박제동씨는 옛 기억을 회상하며 설피 만드는 법을 선보였다. 먼저 미리 만들어둔 타원형의 나무틀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사로 고정하고 뼈대를 만든다. 여기에 노끈을 칭칭 돌려가며 감아주면 완성이다.

▲ 설피를 신을 때에는 걷는 도중 벗겨지지 않도록 노끈을 매듭지어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지금은 세상이 편해져서 철사랑 노끈으로 만들지만 예전에는 피나무 껍질을 벗기거나 삼을 일일이 꼬아서 만들었지. 그리고 원래 여자는 설피를 못 만들게 했어. 사냥을 나가야 하는데 여자 손을 타면 부정탄다고 여겼거든.”

하지만 설명처럼 만들기는 쉽지 않다. 노끈을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감으면 설피를 신고 걷다가 풀어질 수도 있다. 두 손뿐만 아니라 두 발까지 동원해 끙끙대보지만 그처럼 노끈을 촘촘하고 고르게 묶기 어렵다. 옆에서 지켜보던 최 이장은 “보기엔 쉬워도 직접 만들어보면 다들 어려워한다”며 “제작과정을 제대로 찍으려면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라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 눈 위를 사뿐사뿐 걷는 재미가 남다른 설피 체험비는 단돈 5000원, 전통썰매는 1만원이다.

눈이 깊은 길도 걷기 편해
마침내 완성된 설피는 꼭 프레즐 같은 모양이다. 길게 늘어뜨린 노끈은 신발끈 역할을 한다. 일단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마을 공터로 나섰다. 박제동씨는 “신발 앞부분을 바짝 조이면 나중에 발이 얼으면서 통증이 느껴진다”며 “뒷부분은 꽉 조여주고 신발 앞쪽은 헐렁하게 묶으라”고 조언했다.

마을 공터에는 30cm 이상의 눈이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 설피를 신고 걸어보니 생각과 달리 큰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푹신한 눈 위를 사뿐사뿐 걷는 느낌이다. 설피가 벗겨져 한쪽만 착용한 채 몇 걸음 걸어보니 그 차이가 확연해진다. 박제동씨는 “설피 없이 눈밭을 걸으면 허리가 아프고 빨리 지친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도구를 모르고 이제껏 힘들게 러셀을 하며 산을 올랐다니 왠지 억울한 기분이다.

▲ 설피를 신으면 눈이 쌓인 길도 발이 빠지지 않고 쉽게 걸을 수 있다.
▲ 짐승을 잡는 창을 폴대로 사용하는 전통썰매는 스키와 달리 균형 잡기가 어려운 편이다.

설피는 내리막길에서도 미끄럼을 막아준다. 하지만 비탈길을 내려설 때에는 전통썰매가 제격이다. 길이가 짧은 스키처럼 생긴 전통썰매는 발썰매라고도 하는데, 짐승을 잡는 창을 폴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스키와 달리 균형 잡기가 어려워 초보자는 눈밭에 처박히기 일쑤다.

걷는 재미가 남다른 설피 체험비는 단돈 5000원, 전통썰매는 1만원이다. 이밖에 대관령 눈꽃마을에서는 국궁·겨울트레킹 숲해설(5000원), 워낭 코뚜레 만들기 체험(1만원)도 운영한다. 얼음놀이와 팽이치기, 제기차기, 투호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다. 한편 1월 19일부터 2월 5일까지 열리는 2013 대관령눈꽃축제는 설피 걷기와 전통썰매 체험을 비롯해 황병산사냥민속놀이가 특별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문의 033-333-3301.

▲ 길이가 짧은 스키처럼 생긴 전통썰매 역시 설피와 똑같은 방식으로 신는다.

<웨스트콤> 어파크 재킷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콤>의 어파크 재킷(APOC JACKET)은 네오쉘 소재를 적용해 방수와 통기성뿐만 아니라 신축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나 착용감이 우수하고 움직임이 자유롭다. 특히 기준보다 2배 이상 높은 SPI지수로 1인치당 20땀수로 처리해 재킷이 가볍고 견고하며 제품의 수명 또한 길다.

손목 부분의 벨크로는 비바람과 눈을 차단해주고, 겨드랑이 통풍구는 활동 시 발생하는 열을 발산해 신체를 항상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헬멧 위로 쓸 수 있도록 넉넉한 크기의 후드가 달려있으며 한 손으로 알맞게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허리 사이즈도 주머니 안에서 코드를 당겨 한 손으로 조일 수 있다. 조임을 풀 때는 재킷 밑단에서 버클만 누르면 된다.

재킷의 칼라 부분은 외부로부터 목과 얼굴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벨루어로 안감을 처리했다. 재킷 내부에는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귀중품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사이드포켓이 있다. 사이즈는 남성용 S~XXL, 여성용 XS~XL로 출시됐다.
가격 88만4000원. 안나푸르나
 

네오쉘이란?
폴라텍의 나노 멤브레인과 라미네이팅 기술이 적용된 네오쉘(NEOSHELL)은 소프트쉘의 뛰어난 투습성과 신축성, 하드쉘의 방수·보호 기능이 결합된 최첨단 기능성 소재다. 미세한 나노 멤브레인은 기존의 고형 멤브레인보다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 신축성과 복원성이 우수하며, 이러한 특성을 지닌 네오쉘은 소프트쉘과 하드쉘의 우수함을 모두 구현해낸다.

특히 양방향 에어 익스체인지(Air exchange)로 기존 대표적인 방수소재보다 2배 이상 우수한 투습기능을 갖고 있으며 바람을 99.9% 차단하는 완벽한 방풍기능을 자랑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