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영동 ⑤소리
KOREA TRAVEL|영동 ⑤소리
  • 글 김정화 기자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2.0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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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연주하라
심천면 국악의 거리…국악박물관·국악기제작촌 등 들어서

▲ 가야금은 고음을 내며 그 소리는 여성적이고 명랑하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영동에 가면 지나간 유행어가 절로 생각난다. ‘국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난계 박연의 고장이 영동이기 때문이다. 난계는 조선 초기 음악을 정비하는데 공헌한 인물로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받고 있다.

난계의 흔적은 심천면 고당리 국악의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난계생가와 난계사,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기제작촌,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등이 모여 있다.

▲ 해금의 몸통은 대나무를 사용한다. 열처리 작업은 표면을 정리하면서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 세상에서 가장 큰 북인 천고. 이 북을 위해 소나무 원목 2만4000재, 소 40여 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

난계국악박물관은 박연의 생애와 업적, 국악 연표와 국악기 등 국악과 박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대의 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천고를 볼 수 있다. 천고의 지름은 무려 5.54m로 그 무게는 7톤에 이른다.

▲ 난계사에 모셔진 난계 박연의 영정.
박물관 옆 건물은 해금과 가야금, 거문고 등을 만드는 난계국악기제작촌으로 국악기 제작체험도 할 수 있다. 허희철 제작부장은 “가야금·거문고 등 현악기는 한음씩 끊어야 제대로 소리가 난다”며 “연주할 때 나대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국악기에 쓰이는 오동나무는 5~7년 동안 눈과 비를 맞으며 진을 빼고 건조시켜야 쓸 수 있다”며 이 과정을 거친 것을 ‘곰삭았다’고 표현했다. 이어 “전통방식의 국악기를 제작하면서 연주자들의 소리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개량 국악기도 함께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는 전통악기를 배울 수 있다. 고인정 현악기 체험강사는 “거문고는 악보만 볼 수 있으면 5~10분 만에 동요를 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난계 국악단 상설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전수관에서 10분 거리에는 난계생가가 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5년 복원했다. 월이산 자락에는 난계가 자주 찾은 월계폭포가 있는데,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전해져 ‘난계폭포’라고 불린다.

▲ 악보를 볼 줄 안다면 쉽게 거문고를 배울 수 있다.

▲ 월이산 자락의 옥계폭포에서 난계가 피리를 자주 불었다고 알려졌다.

▲ 소박한 분위기의 난계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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