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태즈매니아 카라반 투어 ㅣ 필드 국립공원
호주 태즈매니아 카라반 투어 ㅣ 필드 국립공원
  • 글 사진 김산환 도서출판 꿈의지도 대표·여행작가
  • 승인 2013.01.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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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펼쳐지는 매혹적인 전원 풍경

▲ 호바트에서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평화로운 목장지대를 지난다. 드넓은 평원과 맑은 강, 드문드문 자란 미루나무가 어울려 참 평화롭다.

호바트에서 필드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드원트 강을 따라 펼쳐진 전원 풍경이 오래도로 가슴에 남는다. 부드러운 구릉을 따라 이어진 목초지가 끝도 없이 펼쳐진 풍경이라니. 미루나무가 강변을 따라 혹은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훌쩍 큰 키 높이를 자랑하며 서 있다. 길은 아스라이 구릉 사이를 스쳐 지나기도 하고, 바쁜 것 하나 없는 일상을 보여주는 작은 마을을 지나기도 한다. 그랬다. 그런 목가적인 풍경을 보고 나면 한없이 기쁘다. 세상에 없는 절경도, 무수한 역사의 전설을 품은 유적지도 아닌, 그저 초원과 하늘, 강이 어우러진 그런 전원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우리들은 축구장만한 잔디밭만 있어도 황송해 마지않는 ‘초지 절대 부족 국가’에 살지 않는가.

▲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 톨 트리 트레일을 따라 도열한 유칼립투스 나무들.
필드 국립공원은 태즈매니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 가운데 하나다. 호바트 사람들이 산에 간다고 하면 십중팔구 이 산을 찾는다. 웰링턴 산은 너무 가까워서 싱겁고, 크레이들 산은 주말을 이용해 찾기가 너무 멀다. 반면, 필드는 호바트에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당일로도 알찬 일정을 보낼 수 있고, 주말에 이틀을 투자하면 자연의 품에서 넉넉하게 쉬다 올 수도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열대우림처럼 우거진 깊인 숲에서 떨어지는 러셀 폭포의 장관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열 사람이 팔 벌려 안아도 다 안을 수 없는 톨 트리의 유칼립투스 거목들도 사람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필드 국립공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빙하시대 만들어진 호수를 돌아보는 많은 트레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들은 겨울이면 컨트리 스키 코스가 된다.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당연히 러셀 폭포가 포인트다. 이 폭포는 유칼립투스 거목과 고사리과의 양치식물이 뒤엉켜 자란 아주 깊은 계곡에 있다. 폭포까지는 여행자 안내소에서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다. 이 짧은 거리의 트레일 안에 이처럼 멋진 폭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녹색의 삼림 가운데로 하얀 커튼을 드리운 것처럼 2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신비롭다. 폭포는 수량이 많을수록, 여름으로 향할수록 한결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준다. 러셀폭포에서 톨 트리를 거쳐 여행자안내소로 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2시간쯤 걸리는데,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 인기다.

특히 톨 트리의 무지막지하게 큰 유칼립투스 나무들은 이 숲을 거닐어야하는 진정한 이유를 말해준다. 짙은 이끼가 뒤덮인 숲에는 원시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하늘을 찌르며 솟구친 거구의 나무들은 존경의 마음까지 일게 한다. 톨 트리는 여행자 안내소로 돌아와 비포장도로를 2km쯤 더 올라가면 쉽게 돌아볼 수 있다.

마운틴 필드 정상부의 빙하호수와 동서로 나뉘어져 있는 두 개의 봉우리는 비포장도로를 타고 30분 이상을 올라가야 한다. 도로 폭이 좁고 험해서 관광객들은 찾지 않는다. 특히, 두 개의 정상을 오르는 트레일은 최소 4시간에서 9시간까지 소요된다. 날씨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단단하게 준비하고 나서는 게 좋다. 태즈매니아의 트레일은 여행자를 위한 코스와 등산을 목적으로 하는 알파인 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여행자에게 권하는 트레일은 길도 잘 닦여 있고, 노약자가 아니면 누구라도 걸을 수 있게 조성했다. 반면, 알파인 트레일은 가급적 자연적인 조건을 그대로 유지해서 조성한다. 우리나라 산에서는 흔한 거리 이정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갈림길에 방향을 안내하는 것이 전부다. 
 

▲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 이스트 피크를 향해 걷는 트레커들. 등산이 목적인 트레커를 위한 등산로는 관리의 손길을 최소화해 야생의 느낌이 물씬하다.

▲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 정상부의 습지. 툰드라 지형에서 볼 수 있는 고산식물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다.

▲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 최고의 비경이라 불리는 러쎌 폭포. 폭포가 원시림의 깊은 숲에 자리해 신비롭다.

▲ 태즈매니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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