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ㅣ 삼남길 ④Walking
Backpacking ㅣ 삼남길 ④Walking
  • 글 김 난 기자|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1.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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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길에서 삶을 배운다

▲ 삼남길 경기도구간 독산성길. 독산성 산림욕장길이 백미다.

어깨와 허리를 꼭 감싸 안는 배낭의 묵직함에 마음이 설렌다. 발걸음을 떼놓기 전에 크게 숨을 들이킨다. 영하의 기온에 콧속의 털이 바싹 얼어붙는다. 청량한 숲의 날숨으로 폐가 가득 부풀어 오르면, 온몸의 털이 쭈뼛쭈뼛 곤두서며 민감해진다. 걸음으로써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세상이 부드러운 휘핑크림을 바른 듯 달콤하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면 저기 숲도 다가오고, 산도 다가오고, 하늘도 다가온다. 세상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내게 주어진 길을 걷는 일이 얼마나 쉽고 즐거운가. 내 어깨에 주어진 무게도 견딜 만 한 것이니.

백패커는 이런 단순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길 위에 서면, 그리고 걷다보면 팍팍하기만 한 세상살이가 그래도 살아갈 만 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쯤은 별거 아니지’하며 어깨 위 배낭을 훌쩍 다시 고쳐 멘다.

▲ 산티아고 순례길에 조개껍질이 있다면, 삼남길에는 짚신이 있다.

▲ 백패커에게는 길을 걷다 만난 눈사람도 친구가 된다.

▲ 독산성길은 숲 속 오솔길을 걷다 작은 개울을 건너기도 하는 등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 백패커는 길을 걸으며 세상을 온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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