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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가 뚫는다 ㅣ 도봉산 폭설
김기자가 뚫는다 ㅣ 도봉산 폭설
  • 글 김정화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1.1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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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미끌미끌 눈꽃은 싸륵싸륵
도봉산장~석굴암…날씨 때문에 도중 하산

▲ 하산 중 평지에서 눈싸움이 벌어졌다. 경사가 있는 곳은 위험하니 금물이다..
눈이 내리면 바둑이도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다닌다. 창가에서 하얗게 내리는 모습을 보면 숨겨져 있던 감성이 살아난다. 군인을 빼고 눈 내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눈 온 뒤의 교통대란과 추위 등은 불편하지만 말이다. 중부지방에 약 10cm 눈이 내린 날 도봉산을 찾았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산행
이날 산행을 함께한 록파티산악회 배성희 등반대장과 심진섭 기자가 함께 했다. 도봉서원을 지나 조금만 걷다보면 도봉산장이라 불리는 도봉대피소가 나타난다. 배성희씨는 “도봉산장은 70년대부터 도봉산을 찾는 사람들의 쉼터로 자리하고 있다”며 “이곳의 명물은 바로 원두커피”라고 설명했다.

산장은 약 40년 동안 조순옥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원두를 갈면서 “아마 여기가 원두커피를 제일 오랫동안 팔았던 곳 일거에요”라며 분쇄기를 돌렸다. 이곳의 메뉴는 딱 세 가지로 원두커피, 코코아, 살구주스를 판매한다. 각각 3천원이며 냉커피는 4천원이다.

산에서 주로 믹스커피를 마셨는데 산장에서 마시는 원두커피의 맛은 어떨까. 커피를 좋아하는 기자는 한 모금 마시자마자 반해버려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산장의 운치가 더해지니 맛과 향이 배가 된다. 커피 한 모금에 몸이 사르르 녹는다. 심진섭씨는 “여자 친구 생기면 다시 한 번 오고 싶다”며 이곳에 정취에 반한 모습을 보였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하자 카페인의 힘을 빌려 산장을 나섰다.

▲ 산행 코스를 정하고 움직였다. 이때는 눈이 오지 않았다.

▲ 눈발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 지난달에 이어 스틱 사용법을 또 들었지만 아직도 서툴다.

▲ 커피 한 잔에 얼었던 몸이 싸악 풀린다.

발이 꽁꽁꽁, 머리도 꽁꽁꽁
산장에서 나와 조금 걷자 눈발이 제법 굵어졌다. 순식간에 눈이 쌓이자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았다. 배성희씨가 앞장서 길을 안내했다. 눈발이 거세지자 넘어질까 봐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나름 조심히 한 발짝씩 움직였지만 삐끗하고야 말았다. 산행 시작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지 않아 발목이 얼었던 것이다.

머리에 눈이 쌓이도록 산행은 계속됐다. 방한모자를 깜박한 것이 아쉬웠다. 머리를 통해 체온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모자를 쓰고 안 쓰고의 차이가 크다. 눈이 쌓이다가 체온 때문에 녹고 다시 어는 것이 반복되자 기자의 머리가 초가집이 돼버렸다.

▲ 아이젠 착용하지 않은 자의 최후.
▲ 아이젠 착용은 필수!

▲ 산행 중 만난 인절미 바위. 누가 조각을 낸 것 같지만 자연현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도봉산 경찰산악구조대에 잠시 들려 더 올라가도 되냐고 묻자 눈이 많이 쌓였으니 웬만하면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취재진은 구조대 인근에 있는 석굴암을 들렸다 하산하기로 했다. 석굴암 아래서 선인봉을 바라보니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배성희씨는 “날이 좋으면 전망이 좋을 텐데 눈보라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눈발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심진섭씨는 준비해온 아이젠을 착용했고 기자는 스틱을 믿고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았다. 하산하다 잠깐 딴 생각에 빠지면서 판단력이 흐려졌다. 그러다 미끄러지고 말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불러온 일이다. 배성희씨는 “겨울 산행에는 아이젠이 필수”라며 “체인에 얼음이나 눈덩어리가 끼면 미끄러질 수 있으니 한번씩 털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심스레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도봉산탐방지원센터다. 눈이 어찌나 많이 내렸는지 그새 입산을 통제하고 있었다.

늦게 출발했다면 산장도 못 가보고 올 뻔했다. 계획한 신선대도 못가고, 머리는 얼어붙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꽤나 운치 있는 산책이 됐다.

찬바람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한 방바닥에서 나오기 싫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고 추위를 느껴야 방바닥의 소중함도 더 크다. 이불 덮고 귤만 먹지 말고 도봉산에 커피 한 잔 하러 가는 것은 어떨까. 의외로 겨울의 산바람은 상쾌하다.
 

TIP 폴라텍이란?

폴라텍(Polartec짋)은 흔히 말하는 플리스 소재를 생산하는 섬유 브랜드다. 1981년 합성소재인 플리스 소재를 처음 개발했으며 현재 폴라플리스의 트레이드마크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폴라텍의 플리스는 1998년 타임지가 뽑은 ‘20세기의 100가지 혁신’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폴라텍은 다양한 기후와 기상조건에 대응한 400종 이상의 섬유 종류를 갖추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180개가 넘는 기술과 기능성 섬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내의를 비롯해 티셔츠부터 군복에 적합한 섬유까지 생산하고 있어 아웃도어 의류는 물론 밀리터리 산업까지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다.

폴라텍은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콤포트(Comport)는 베이스 레이어로 사용하는 파워드라이, 파워스트레치가 있다. 웜스(Warmth)은 미들 레이어로 사용하며 보온기능을 갖춘 클래식과 써말프로 등이 있다. 쉘터(Shelter)은 발수·방수·투습 등의 기능을 갖춰 겉감으로 사용되는 윈드프로, 윈드블록, 파워쉴드, 네오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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