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 ㅣ 충주 ②Trekking partⅠ
KOREA TRAVEL ㅣ 충주 ②Trekking partⅠ
  • 글 박소라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1.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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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에 한 번 걷는 재미에 두 번 반해요”

▲ 종댕이길은 조망이 뛰어난 곳에 정자가 설치돼 있어 쉬어가기 좋다.

길마다 풍경이 있다. 충주에는 충주호와 남한강, 계명산 등 풍경 좋은 길들을 엮어 만든 ‘풍경길’이 있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 손대지 않고 이정표만 세워 이은 길이다. 현재 개통된 풍경길은 비내길, 사래실 가는 길, 하늘재길, 새재넘어 소조령길 등 총 4개 구간이다. 이밖에 반기문 꿈 자람길, 충주호 해맞이길, 종댕이길, 중원문화길 등도 2013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 최근 조성을 완료하고 2013년 개통을 앞둔 종댕이길 시작점. 충주호의 품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 물안개 피어오른 충주호 전망데크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티타임.

충주호와 나란히 걷는 종댕이길
“충주는 사과가 유명한데 겨울이라 아쉽네요. 가을이면 사래실 가는 길의 과수원길이 참 운치 있거든요.”

충주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심항산으로 향하는 길. 풍경길 안내를 위해 동행한 충주시청 건축디자인과 최판길 계장과 충주 예성여중 교사 김영식씨(대한산악연맹 청소년이사)는 내심 아쉬운 표정이다. 총 11개 구간으로 조성된 풍경길 구간마다 걷는 재미가 남달라 대상지 선정에 고민이 많았던 탓이다.

▲ 심항산 둘레길인 종댕이길은 오르내리막이 적고 평탄한 편이지만 눈이 많이 쌓였을 경우에는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 대평교를 건너면 닭의 벼슬 모양을 닮은 벼슬바위를 만나게 된다. 마고할미의 전설을 지닌 이 바위는 할미바위라고도 불린다.

“1월호인 만큼 심설과 일출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재진의 요구에 그들이 가장 먼저 내세운 곳은 심항산을 중심으로 조성된 종댕이길이다. 심항산은 높이 385m의 야트막한 봉우리로 다양한 산책로가 나 있어 충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최판길 계장은 “계명산에 붙어 있는 심항산은 원래 봉수대가 있던 산이라 제2봉우제라고도 불렀다”며 “종단마을의 이름을 따서 지은 종댕이길은 충주호와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종댕이길의 출발점은 충주 숲해설안내소다. 이곳에서 심항상 정상까지는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 팔각정에 서면 월악산 영봉과 충주호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다. 매년 1월 1일에는 이곳에서 해맞이 행사도 열린다.

종댕이길은 정상이 아닌 산허리를 에둘러 걷는 둘레길이다. 아직 개통 전이라 이정표는 없지만 대부분 외길로 이어져 길을 헤맬 걱정은 없다. 오르내리막이 적고 평탄한 종댕이길은 바로 옆으로 푸른 충주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오른 충주호와 새하얀 눈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조망이 뛰어난 곳에는 전망대와 정자가 설치돼 있어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종댕이길은 약 6.2km로 2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이런 풍광을 마주하다보면 질리도록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 비내길 철새조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남한강 철새를 볼 수 있다.

▲ 충주호와 나란히 걷는 종댕이길은 약 6.2km로 2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 종댕이길은 아직 개통 전이라 이정표는 없지만 대부분 외길로 이어져 길을 헤맬 걱정은 없다.

겨울 철새 만나는 비내길
이맘때 걷기 좋은 길은 풍경길 중 가장 먼저 개통된 1구간 비내길이다. 이 길의 출발점은 앙성온천광장이다. 이곳 주변에는 능암온천랜드를 비롯해 24시탄산온천, 중원온천, 호텔유엔스파 등이 모여 있다. 탄산 성분이 함유된 앙성 온천수는 피부를 매끄럽게 해줄 뿐 아니라 피로회복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비내길은 앙성온천광장으로 원점 회귀가 가능해 온천욕으로 마무리 짓는 코스를 계획해도 좋을 듯하다.

비내길은 앙성온천광장에서 벼슬바위(할미바위)~조터골마을을 거쳐 돌아오는 1코스 7.5km와 조터골마을에서 철새전망대~비내교~비내마을을 순환하는 2코스 14km로 나뉜다. 2코스의 경우 비내교를 건너 비내섬 갈대군락지를 함께 걸을 수 있다. 최판길 계장은 “비내는 갈대나 나무를 많이 비어냈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비내섬 부근은 고니와 원앙 서식지이기도 하다. 1~2코스 모두 철새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망원경으로 남한강을 노니는 철새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내길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부교로 이어진 비내섬이다. 김영식씨는 “비내길이 생기기 전에는 비내섬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며 “비내섬을 가득 메운 갈대숲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KBS2 드라마 <전우치>도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취재팀은 전날 내린 폭설로 비내섬 갈대숲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김씨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갈대숲이 모두 쓰러졌지만 원래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키가 커서 대나무로 이정표를 세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비내길은 능암온천랜드를 비롯해 24시탄산온천, 중원온천, 호텔유엔스파 등이 모여 있는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한다.
▲ 풍경길 중 가장 먼저 개통된 1구간 비내길은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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