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영남알프스 ④Camping
Backpacking|영남알프스 ④Camping
  • 글 심진섭 수습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2.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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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날아간다 빨리 잡아!”

▲ 오늘의 안주는 은은한 달빛, 춤추는 억새 그리고 아름다운 울주군의 야경.

저녁 7시. 젊음만 믿고 오후 늦게 산을 오른 게 잘못이었다. 덜덜덜.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날아간다! 빨리 잡아!”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텐트가 날아가고 있었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낮에 만난 등산객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캠핑? 얼어 죽어요.” 강풍과 싸운 끝에 데크 위에 팩 다운만 하면 된다.

그런데 망치가 없다. 아휴, 꽁꽁 언 손으로 조심스럽게 팩을 나무 데크 틈에 끼워 넣는다. 1시간 만에 겨우 보금자리가 완성됐다. 바람을 피해 텐트 안으로 들어와 몸을 녹인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는구나. 올해도 수고했다”며 소주 한 잔을 기울여본다. 초겨울의 은은한 달빛, 사르륵 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억새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
“이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안주가 또 있을까.”

▲ 어둠과 바람 소리뿐인 간월재 데크.
▲ 살았구나.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한자리에 모인 세 친구.

▲ 간밤 억새소리에 잠을 설치고 맞이한 아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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